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평범해 보이는 한 가정. 평범한 아침을 맞는 듯 보이나 어머니는 왠지 불안하고 분주하게 극을 연다.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가방에서 이것저것 물건들을 꺼내놓고 있다. 딸이 출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가 딸이 방에서 나오자 어머니는 물건들을 재빨리 숨기고 딸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도망치듯 빠져 나간다. 딸 역시 대수롭지 않게 출근을 위해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낯선 남자 두 명이 집에 들어선다. 도둑이다. 도둑1과 도둑2. 밖에서 집이 비기를 기다렸다가 두 모녀가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집안으로 들어와 제 집 인양 집안을 뒤지기 시작한다. 도둑으로서의 불안감은 안보이고 매일 해왔던 일, 습관적인 일을 하듯 도둑질을 시작한다. 500원짜리 즉석복권. 도둑의 마지막 염치라는 복권을 잘 보이는 곳에 꽂아두고 도둑들이 복권에 대해 실랑이를 한다. 어제 밤에 꾼 꿈이 길몽이라고 생각하는 도둑2는 복권 대신 500원을 두고 긁어 보려하지만 도둑1은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 먹고, 식탁에 차려진 아침밥을 먹으며 능숙하게 여기저기를 뒤져 가방과 배를 채워간다. 그러는 중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젊었을 적 꿈을 얘기하는 도둑1. 꿈을 지켜가기가 어렵다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합리화 시킨다.


이때 꼬리 없는 쥐가 출현해 도둑 둘은 혼비백산이다. 그 쥐가 어떤 쥐인지 모르고 그저 내쫓는데만 신경 쓰는 도둑들. 그러다 어머니가 들어온다. 둘은 가까스로 몸을 숨기지만 아까 먹은 음식이 탈이 났는지 도둑2가 배를 움켜잡으며 화장실로 향한다. 어머니에게 들킨 도둑1은 임기응변으로 형사 흉내를 낸다. 자신의 황당한 거짓말을 밝히려 하는 순간, 어머니의 입에서 뜻밖에 소리를 듣는다. 어머니는 도벽이 있었던 것이다. 우연히 일이 잘 풀리려 하는데 꼬리 없는 쥐가 다시 나타난다. 경찰인 딸에게 특급기밀을 전해 들은 어머니는 도둑인 형사들에게 100억짜리 항체 쥐에 대해 말해주고, 셋은 한바탕 쥐를 잡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쥐를 잡아 좋아하고 있었으나, 그때 때마침 딸이 들어와 셋은 기겁하고 쥐는 현관을 통해 유유히 도망친다. 딸과 어머니는 그 쥐를 쫓아가고, 도둑들은 베란다를 통해 달아난다. 시간이 흐른 후 도둑들은 다시 어느 빈집 앞에 서 있다. 다시 꿈 얘기를 하며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 자신들이 놓아둔 복권이 당첨되어 전에 들어갔던 집의 모녀가 집을 샀다는 이야기로 다시 복권을 긁어보자는 도둑2와 안된다는 도둑1. 그렇게 막이 내려진다.
도둑과 경찰은 정 반대의 개념이다. 한탕주의 도둑과 사회질서를 유지 하는 경찰가족과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누구라 횡재를 거부하랴. 물질 만능주의로 치닫는 세태가 이런 희극을 낳는 모양이다.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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