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해성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clint 2018. 5. 14. 07:43

 

2007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분 당선작

 

 

 

〔작가 의도〕
인간의 지나온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질문 아닐까.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 인간의 실존이 몇 겁의 윤회 속에서 쌓여온 본질을 어떻게 꿰뚫어 볼 수 있을까. 해결되지 않는 난제를 향해 좌절하며 희망하며, 웅크리기도 도약하기도 하며, 따뜻하고 날카로운 삶의 편린들을 온몸으로 맞으며 나아가 본다. 하지만 나약하고 어리석은 욕망은 질기고 목숨은 짧다. 어떤 이에게는 그 짧은 목숨이 너무 길다. 베인 상처가 깊어 고통이라는 빨간 신호가 파란 신호가 되어 버린다. 누가 색맹인지 알 수 없다. 한 줄기 햇살 속에 숨은 그 많은 색깔들을 어떻게 구분하겠는가. 차라리 그 햇살을 받으며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 누워 따뜻하게 낮잠을 청하는 편이 쉽지 않은가. 잠이 깬 후는 생각하지 말고 한줌 미소로 눈을 감는다. 혹시 아는가. 꿈속에서 신의 변명을 듣게 될지도.

 

 

 

 

 

남편대여업체를 운영하는 경수(40대 초반)는 희진(60대 초반)의 집에서 못 박고 장롱 옮기고 트리를 고쳐 준다. 일당을 받고 돌아가려는데 희진이 수제비를 만드는 중이니 먹고 가라고 한다. 경수는 결국 수제비를 만들게 되고 희진과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눈다. 수제비가 완성되고 경수는 맛있게 먹는다. 하지만 희진은 맛만 보고 들질 않는다. 경수는 의아해하며 희진을 보는데 희진은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며 자살 얘기를 꺼낸다. 둘은 자살과 고통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하지만 희진은 올 사람이 없다며 문을 열지 않는다. 수제비를 다 먹고 돌아가려는 경수를 붙잡고 희진은 자신의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 희진의 얘기를 듣고 경수 역시 자신의 얘기를 한다. 초인종이 다시 울린다. 하지만 희진은 반응하지 않는다. 얘기를 마치고 경수는 보너스 쿠폰을 한 장 주고 돌아가려 한다. 초인종이 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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