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거리
막이 열리면 절도 범죄로 감옥에 갔던 아들이 2년 3개월만에 출옥하여 집으로 돌아온다. 아들을 맞이하는 어머니는 별 대수롭지 않게 아들을 맞고 아들 역시 잠시 외출 다녀온 것처럼 일상적이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칵테일을 만들어다주며 교도소 생활에 대해 물어본다. 아들은 나비 할아버지와 한방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별이 40개가 넘는 나비 할아버지는 그들에게 있어 우상이다. 이어 아들은 생활비는 모자라지 않았냐며 그 동안 생활을 묻는다. 어머니는 아들이 훔쳐다 준 돈이 턱없이 모자랐다고 한다. 또한 아들의 애인이 돈을 다 써버리고, 어느 보험회사 직원과 결혼해 떠나버렸다고 욕을 한다. 이어 아들이 입을만한 옷이 없어 함께 쇼핑을 간다. 장면이 전환 되면 아들에 새로운 아가씨와 함께 있다. 어머니는 아들 앞에서 “우리 아들이 여자에게 사랑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한다. 아들은 생활비가 다 떨어졌다는 어머니의 말에 밖으로 나간다. 어머니는 아들이 없는 사이 아가씨에게 욕을 하고 발로 차서 쫒아버린다. 잠시 후 아들은 두툼한 쇼핑 봉투를 들고 등장한다. 주머니에서 돈뭉치를 꺼내 어머니에게 준다. 아가씨는 어디 갔냐고 묻자, 어머니는 거짓말로 스스로 나가버렸다고 얼버무린다. 아들이 훔쳐온 음식으로 스테이크를 요리해먹을 찰라, 경찰이 들이닥친다. 체포한다. 아들은 아무렇지 않게 별을 아홉 개 달러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아들은 한 3년 썩을 거라며 퇴장한다.다시 첫 장면과 같이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있다. 벨이 2번 울린다. 아들이 돌아온 것이다. 둘은 아무렇지 않게 건조한 포옹을 하고 그간의 소식을 서로 주고받는다. 역시 아들에게 유행에 맞는 옷이 하나도 없다며 또 쇼핑하러 나간다. 나갔던 아들, 멋진 정장 차림에 여자와 함께 등장한다. 아들과 여자는 소파에 앉아 포옹한다. 어머니는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 이어 어머니는 아들에게 생활비가 떨어졌다고 말한다. 아들은 옆집에 가서 빌려보라고 한다. 또 지금의 여자가 떠나버릴까 두려워하며 이번엔 어머니가 직접 다녀오라고 한다. 어머니는 처음 하는 일이라 떨린다고 한다. 아들은 완전범죄를 꿈꾸지 말고 지문을 남겨놓지 말 것을 일러준다. 잠시 후 장면이 바뀌면 어머니는 잔뜩 물건을 안고 들어오고, 아들은 혼자 소파에 처량히 앉아 있다. 여자는 어디 가고 혼자 있냐는 묻는다. 아들은 우리가 사는 방식을 설명해줬더니 울면서 떠나버렸다고 답한다. 어머니는 슬픔에 겨운 아들을 위로해준다. 그때 다급하게 경찰관이 들이닥친다. 어머니를 체포해 데려간다. 아들은 끌려가는 어머니를 행해 벼룩을 조심하고 고참들 말에 순종하라고 말한다. 몇 년 후, 어머니가 출소해 돌아왔다. 아들은 지저분한 방에 술 취해 쓰러져 있다. 두 사람은 감정 없이 포옹을 하고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는다. 어머니는 감옥에서의 새로운 경험에 들떠 이야기 했고, 아들은 집에서 지낸 그간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토로한다. 매일같이 솔에 찌들어 지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감옥에서 나비 할아버지의 부인을 만났던 얘기를 해준다. 어머니는 생활비가 남았냐고 묻는다. 아들은 진작 거덜 났다며 자신이 나가겠다고 한다. 이에 어머니는 본인이 또 나가겠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들, 둘은 서로 자기들이 나가겠다고 한다. 그러다 둘이 함께 나가기로 한다.잠시 후 장면이 바뀌면 부지런히 물건을 훔쳐 나르는 어머니와 아들. 무대가 물건으로 가득 찬다. 도둑질 하느라 지친 둘은 잔잔한 음악을 듣고 있다. 아들은 왜 우리를 잡으러 오지 않은가 기다린다. 일보러 지문을 남겨두고 왔는데 잡으러 오지 않는다고 투정이다. 어머니는 주민등록증까지 일부러 떨어뜨리고 왔는데 오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둘은 심해지 미칠 지경이다. 마침내 둘은 연극을 하기로 한다. 감옥에서 배운, 나비 할아버지가 썼다는 실내극이다. 밤이 되어도 어머니와 아들은 심심하다. 잠조차 잘 오지 않는다. 어머니가 잠자러 간 사이 아들은 천장을 뛰어다니는 쥐들과 논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며 혼자 논다. 그러면서 점점 불안한 느낌이 든다. 자고 있던 어머니가 깨어 나온다. 괘종시계 움직이는 소리만 고요를 흔든다. 이때 갑자기 밖에서 호들갑스러운 군화소리, 호각소리 등이 들려온다. 아들과 어머니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 기뻐한다. 둘은 출입문으로 달려가 반긴다. 경찰관 2명은 문을 박차고 들어오다가 달려오는 모자를 보고 반항하는 줄 착각하여 총을 발포한다. 어머니는 즉사하고 아들은 다리에 총을 맞았다. 죽은 어머니를 흔들며 드디어 붙잡혔다고 울부짖는다. 경찰관이 아들을 끌고 나간다.
몇 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다리를 저는 아들이 돌아왔다. 텅 빈 집에서 어머니에게 말하듯 혼자 중얼거린다. 감옥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저리주저리 말한다. 나비 할아버지가 감옥에서 돌아가셨다고 말한다. 아들도 그런 훌륭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 어머니에게 약속하듯 주기도문을 패러디하여 왼다.

작품 해설
장정일의 데뷔작 「실내극」엔 어머니와 아들이 나온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감옥을 들락거리는 아들과 나중에는 자기 자신도 감옥 가는 신세(?)가 되는 그의 어머니. 이들 둘의 생활은 언뜻 보기에 비정상적이다. 다 큰 아들과 키스를 하고 아들은 어머니의 가슴을 만지고.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모습의 한켠에서 엿볼 수 있는 비정상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이들에게는 감옥이 긴장감 넘치고 활기 있는 공간이다. 현실의 집은 지루한 곳이고 생활하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감옥에 서로 가겠다고 앞다퉈 도둑질을 한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감옥에서 얼마나 흥분되게 살았는지 알 수 있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어떤 범죄도 없는 소파가 있고 술이 있는 집안이 따분하고 의미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이 아마도 그들에겐 일상인 듯 묘사된다.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이번엔 함께 잡혀가자고 마음먹고 범죄를 저지르지만 경찰이 그들을 방문하지 않는데 대해 오히려 불안을 느낀다. 바로 그들의 자궁인 감옥으로 회귀하려하나 여의치 않는 것이다. 감옥이 그들에겐 이상향이며 체포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에겐 일탈행위이다. 별이 40개가 넘는 나비 할아버지가 그들에겐 우상이며 초인적인 의미를 지닌다. 경찰이 그들을 찾아 왔을 때 기뻐 날뛰다가 총 맞는다. 불쌍한 존재에 대한 판타지는 이 「실내극」 뿐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장정일의 그림자처럼 나타난다. 아들과 어머니는 함께 도둑질을 하고 생의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고 그 자체에서 희열을 느낀다. 아들과 함께하는 여인들은 끼어들 틈도 없이 오로지 둘만이 공유한다. 「실내극」마지막 장면은 참으로 역설적이다.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도둑질을 다녀왔다. 아들은 일부러 지문을 남겨두고 어머니는 주민등록증을 흘려놓고 온다. 잡혀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막상 형사들은 들이닥치지 않는다. 형사들이 잡으러 오지 않으니까 아들과 어머니는 불안에 떤다. 감옥에 들어가면 집에 있는 것보다 편안한 그들이기에. 그러다가 형사가 들이닥치니까 어머니와 아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만세를 부른다. 그런데 찾아온 경찰이 저항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여 어머니를 쏴죽이고 만다. 이렇게 되어 아들만 혼자 잡혀간다. 몇 년 후,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집으로 돌아온 아들은 어머니에게 다짐하듯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어머니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바로 이 장면이 「실내극」의 압권이다. 현실에 대한 신랄한 풍자다. 신을 철저히 모독하면서 인간에 대한 강한 애증을 표출하는 장면이다. 주기도문을 패러디함으로써 인간 존재에 대한 슬픔, 근원적인 생에 대한 고독 등을 보여주는 것이다. 폐쇄적인 감옥이 생활이 숨 쉬는 집보다 편안하고 불안하지 않다는 역설이다. 이는 우리네 삶이 얼마나 불안한 존재이며 가식에 차 있는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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