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리를 찾던 정직한 청년은 무역회사를 찾아가 취직을 하게 되고, 한달치 월급을 달러로 받아 양복점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돈이 위조지폐임이 밝혀진다. 청년은 경찰과 무역회사로 돌아오지만, 전무이고 과장이라고 하던 사람들은 청년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청년은 체포된다. 청년이 나가자 사원 갑, 을, 병은 잉크와 종이와 도안을 탓하며 서로 다툰다. 그 무역회사는 일가족으로 꾸며진 위조지폐 사기단이었던 것이다.

애초 시나리오 작가로 출발한 그가 광복과 함께 월남한 후에는 희곡도 함께 쓰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은 그의 두번째 희곡이 되는 셈이다. 식민지시대에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할 정도로 민족의식이 강했던 그는 전통적 희곡적 비전을 현대에 계승함과 아울러 혼란했던 시대의 사회병리를 냉혹하리만치 풍자한 작가였다. 이 작품도 바로 그러한 계열의 초기작이다.
즉, 첫번째 본격적 장막극이 친일파를 비판한 것이라고 한다면, 〈정직한 사기한〉은 위폐범(僞幣犯)을 묘사한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광복 직후의 정치·경제·사회의 혼란을 폭로한 작품인 것이다 위폐범 일당(가족)이 위조 달러 사용을 시험하는데, 그 대상은 첫사랑의 여인이 배반하여 2년 여의 감옥살이를 하고 나온 비교적 순진한 청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위폐범으로 몰려서 또다시 체포되어 감옥행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결과적으로 그 순진한 청년이 위폐범이 되기는 했지만 그것은 자의적인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어디까지나 생계를 위해 어느 유령회사에 취직한 것이고, 따라서 그는 위폐 달러 사용의 실험 하수인 역할에 불과했으며 그 자신 그러한 숨겨진 사기음모를 몰랐다는 점이다. 작품 진행과정에서 “미련한 것도 죄인가?”라는 주인공의 한탄스러운 대사 한 마디가 있는데, 이는 곧 작가가 의도하는 주제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정직한 사기한〉은 악이 선을 짓밟고 비양심이 양심을 구축(驅逐)하며 폭력이 정도를 조소하는 사회, 그리고 아첨과 시류에 편승하는 패륜아들이 판치는 사회를 통렬하게 고발한 작품이라 하겠다.
오영진은 매우 냉철할 정도로 지적인 작가이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도 나타나듯이 선과 악이 전도된 사회병리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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