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꺽쇠와 달래가 죽어서 장승이 되었다는 민담에서 소재를 취함으로써 이승에서 저승으로 이어지는 저항의 시를 극화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상인 한을 체념과 포기의 사상으로 보지 않고 이승을 넘어서 저승에까지 이어지는 저항의 사상으로 보는 특유한 작품이다. 이승에서 그리고 저승에서 죽음을 응시하며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영원 속으로 끈질기게 버티어 왔고 이러한 민중의 밑바닥에 깔린 저항의식을 집단창조를 통해 무대 위에 부각하려고 한 것이다. 연극은 한국적 장례행렬의 등장으로부터 시작해서 전반부에서 꺽쇠의 죽음과 부당한 정참봉의 납치에서 탈출한 처녀 달래, 그리고 죽은 꺽쇠와의 환상적 꿈에서의 만남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쫓긴 달래의 피살과 장터에서의 민중들의 놀이판과 역사적 죽음이 환기되며 마지막에는 억울하게 죽은 두 남녀의 넋을 달래는 굿판으로 끝을 맺는다. 1978년 공연의 새로움은 하나의 희곡을 충분히 무대에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는 문학적인 재료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연기자가 연습하는 과정에서 집단으로 창조하는 집단창조의 방법을 쓰고 있다는 점과 연출자 김정옥이<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동리자전>에서 체험한 반사극적 표현이 보다 완벽하고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박우춘이 쓴 것을 연출가 김정옥이 대담하게 뜯어고치면서 연극으로 만들어 나갔기 때문에 원작의 원형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이처럼 철저하게 분해하여 연출자와 연기진이 만들어 나가는 연극을 집단제작이라고 한다… 작품이 표현하려고 하는 죽음의 한이 작가와 연출가의 의식세계 안에 잘 융합되어 있었다. 연극이 시작될 때에는 반드시 무대 정면의 막이 걷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관객들은<무엇이 될고하니>가 시작되었을 때에 조금 당혹스러워 했다. 객석 뒤에서 벌어지는 연극을 보려고 몸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장내를 채운 채 한동안 요령의 선도로 맴돌던 진혼곡과 장송곡은 귀에 익은 바로 우리의 가락이었다. 자유극장은 우리가 낯익은 것으로 알고 있는 전통적인 것들을 장승의 전설을 빌어 펼쳐냈다. 1부라고 할 수 있는 앞부분에서는 달래와 꺾쇠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그 다음에는 각설이, 약장수, 점쟁이, 광대 같은 천민들이 등장하였고, 뒤이어 역사에 있었던 비극적인 죽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무대 위에 무질서한 굿판이 벌어졌다. 자유극장의 이런 창조적인 짓거리들이 이번 연극제에 나온 대개의 작품들을 보면서 얻은 갑갑함을 후련하게 풀어주었다. (<뿌리깊은 나무>1978년 12월, 이상일)

<무엇이 될고하니>는 죽음이라는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민속극적인 요소와 무속적인 제의 형식을 표현양식으로 도입했다는 연출상의 창의력을 높이 평가해야 할 뿐 아니라 집단제작방식을 취해서 연기자들이 개성적 표현에 역점을 두었다는 점, 그리고 등, 퇴장을 통해 무대와 객석의 장벽을 깨트린 창의력을 연극제의 예술적 성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공연에서 특기할만한 일은 적합하고 알맞은 창과 무용의 도입이었고 고전적 음향과 현대유행가의 무대적 동시병존이 주는 충격적 조화의 구성이었다. 무대적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한 이 공연은 그것이 실험적 모색의 한 표현이었다 하더라도 전통주의 현대적 수용에 있어서 의미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중앙일보, 이태주)
창작극 공연사상 전례없이 화재를 뿌린 이 작품은 전위사극이자 형식과 규칙을 벗어난 자유분방한 연출과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로 압권을 이루었다. (선데이서울, 이세기)

객석을 압도하는 상여 행렬로부터 시작되는 이 극은 우선 전극장 내부를 연극공간화시키는데 성공, 관객은 쉽게 함께 참여하고 즐기며 느낄 수 있었다. 온통 검은 천으로 싸인 무대, 퇴장없이 양구석에 앉아 구경도 하고 참여도 하는 배우들이 이루는 한판굿의 분위기, 의상과 조명의 조화 등이 이 작품을 한층 높은 단계로 올릴 수 있었던 요인들, 집단창조형식을 취했던 이 작품은 줄거리보단 그때그때의 영감이나 감각에 따라 이뤄지는데 자칫하면 산만해지기 쉬운 무대를 연연히 흐르는 창작의식은 하나의 파도를 타듯 무리없이 전개시킨다. 불쑥불쑥 튀어나와 감정에 던져주는 시원스런 장면장면들, 무대뒤 검정막을 여닫음으로써 간단히 바뀌는 죽음과 생의 흐름, 달래와 사도세자, 민비 등의 죽음, 혹은 거지나 광대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다가 마지막 굿을 끝낸 후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퇴장하며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모든 것은 집약되고 관객은 비로소 죽음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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