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내가 될 점순이는 열 여섯 살인데도 불구하고 키가 너무 작다. 나는 점순이 보다 나이가 십 년이 더 위다. 점순네 데릴사위로 3년 7개월이나 일을 해 주었건만 심술 사납고 의뭉한 장인은 점순이의 키가 작다는 이유를 들어 성례시켜 줄 생각은 하지도 않는다. 나는 '돼지는 잘 크는데 점순이는 왜 크지 않는지' 고민을 하기도 한다. 서낭당에 치성도 드려 보고 꾀병도 부려 보지만 도통 반응이 없고 장인은 몽둥이질만 한다. 그러는 가운데 점순이는 나에게 '성례를 시켜 달라고 장인에게 조르라'고 투정을 부리기도 하는데... 처녀, 총각 봄바람 나다~!!

‘봄봄’은 희극적 상황의 설정과 유머러스한 토속적 언어 사용, 엇갈린 시간 구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혼인을 핑계로 일만 시키는 장인과 그러한 장인에게 반발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이용당하는 순박하고 어수룩한 머슴인 '나'의 갈등을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농촌을 배경으로, 순수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개성적이면서도 구수하고 토속적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1930년대 농촌 사회의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의 갈등 구조를 읽어 낸다는 것은 과잉 해석일 것이다. 그래서<황톳길>에서는 농촌 젊은이들의 순박한 사랑을 중심으로 극을 풀어나갈 예정이다. 딸의 키를 핑계로 혼례를 미루고 일만 시키는 장인의 술수(術數), 아버지의 행동에 반발하여 '나'를 충동질하는 점순이의 당돌함, 장인의 술수에 대항하나 번번이 당하기만 하는 '나'의 우직함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확장되는 희극적 상황을 충분히 살리면서, 김유정 특유의 해학적 분위기와 개성적인 인물들에 더욱 생동감을 불어넣어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이 될 것이다

1936년 《조광(朝光)》지에 발표.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대표작의 하나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전편에 시적(詩的) 정서가 흐르는 산뜻하고도 애틋한 명작소설이다. 작가 자신은 이 작품에서 애욕(愛慾)의 신비성을 다루려 했다고 밝혔다.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 간의 희극적인 갈등을 매우 익살스럽고도 해학적으로 그린 농촌소설으로, 희극적 상황의 설정과 유머러스한 토속적 언어 사용, 엇갈린 시간 구성이 뛰어나다. 작중 화자인 주인공 '나'는 점순이와 혼인을 시켜 준다는 말만 믿고 3년 7개월을 무일푼으로 머슴살이를 하는 인물이다. 마름인 봉필은 딸을 미끼로 자기 잇속만 차리는 못된 인간성을 지닌 인물이며, 점순이는 은근히 '나'에게 적극적인 행동을 종용하는 인물이다. 주요 사건은 '나'와 장인(봉필) 사이에서 일어나는데, 이장이나 친구 뭉태 등은 사건의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일부러 모르는 체함으로써 사건을 더욱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버린다. 해학적 분위기와 개성적 인물의 부각은 작품 전반에 웃음이 넘치게 한다. 김유정의 토착적인 속어, 잘 다듬어지지 않은 듯한 말투의 익살스러운 사용이 돋보인다. '나'의 어리숙한 말투는 작품 전체의 해학적 분위기를 이끌어 가고,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엉뚱하고 과장된 희극적 갈등 양상을 더없이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게 하고 있다. 둥글고 커단 눈은 서글서글하니 좋고, 좀 지쳐 찢어졌지만 입은 밥술이나 톡톡히 먹음직하니 좋다. 아따 밥만 많이 먹게 되면 팔짜는 고만 아니냐. "난 갈테야유, 그동안 사경 쳐내슈!"
"빙모님은 그럼 참새만한 것이 어떻게 애를 낳지유?" -<봄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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