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 입은채 서로의 육체를 어루만지는 남녀의 몸놀림으로 시작한다. 연극 내용은 꽤 센세이셔널하다.
어린 시절 홀어머니가 낯선 남자를 끌어들여 성관계갖는 장면을 목격했던 한 소년은 그 충격과 분노 때문에 성에 대한 일그러진 집착을 보인다. 소년은 연상의 창녀와 관계를 맺고, 이 사실을 알아차린 어머니와 갈등한 끝에 창녀를 살해하고, 어머니도 자살한다. 남녀의 성적 행위들이 빈번하게 묘사되지만, `벗는 연극'의 원색적 느낌은 아니다. 배우들이 옷을 훌훌 벗지 않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화두로 제시되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를 비롯해, 모성에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 존재, 성이 삶에서 갖는 의미에 대한 성찰등 연극이 말하고자하는 주제가 객석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줄거리
느닷없는 sex장면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빌딩내 사무실 방역소독이 예고되는 점심시간. 한 여자가 사무실에 남아 전화를 받고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녀는 한 남자를 만나고 사랑하고 그의 과거 속으로 함께 들어간다. 그 남자의 유년기는 충격적인 性경험으로 그려진다. 아버지가 죽고 없는 상황에서 그의 옥탑방을 차지하고 다른 남자를 끌어들인 어머니의 性행위를 목격하면서 충격과 분노에 빠져든 그는 미스 방이라는 창녀와 관계를 맺는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어머니와의 갈등 끝에 그는 미스 방과의 性행위중 혼돈하여 미스방을 목졸라 죽이고 때맞춰 어머니도 옥탑방에 불을 질러 자살한다. 방역소독으로 뿌연 안개 속에 휩싸인 사무실. 그 안개 속은 바로 남자가 미스 방을 죽이고 찾아간, 불타고 있던 옥탑방의 그것과 흡사하다. 사무실을 찾아온 남자는 그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무 속에서 관계를갖는다. 알몸으로 엉킨 남녀의 몸을 타고뿌연 안개가 오른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가진 한 남자가 자신만의 벽에 갇힌채 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린 2인극이다. 어려서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성행위 하는 장면을 목격한 아들이 충격과 분노를 안고 자라나 연상의 창녀와 관계를 맺으나 어머니와의 갈등 끝에 창녀를 목졸라 죽이고 어머니는 방에 불을 질러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비정상적인 경험에서 비롯한, 굴절된 性에대한 관념을 지닌 남자. 그의 수수께끼를한 꺼풀씩 벗겨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살色안개>에서는 소년기의 관음,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의 性적 대상인 또다른 男性 개입에 대한 분노 등을 통해 모성에 회귀하고자 하는 인간에 접근한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속의 비정상적인 자아가 비극이라는 형식으로 완성되는 것이아니라 개인적이고 특수한 자기만의 환경을구축하여 그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있는 비슷한 모티브를 가진 영화<텔미썸씽>이 하드코어라면<살色안개>는 일종의 하드코어物. 소통하지 못한 채 자신만의 벽에 갇혀버린 병적인 심리상태를 드러내어 콤플렉스로 가득한 이 시대 현대인의 정신병리를 다루고 있다. 이 시대의 모든 가치는 전도되어 있다. 자연은 구석구석까지 인공화되었고 종교적·사회적 위계는 해체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버지, 어머니, 아이가 등장하는 오이디푸스 가족극은 계속 상연되고있다. 다만 그 역할이 축소되고 주제는 변질되어 있을 뿐이다. 오이디푸스 가족은그 정체성(고향)을 잃고 해체되어 뿔뿔이 흩어졌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부어오른 발(오이디푸스)'들은 어디로, 무엇을 향해 脫走할 것인가?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진수 '뺑끼통' (1) | 2018.05.06 |
|---|---|
| 김경화 '산너머 개똥아' (1) | 2018.05.06 |
| 장진 '서툰 사람들' (1) | 2018.05.06 |
| 김길호 '소매치기' (1) | 2018.05.06 |
| 이윤택 '시골선비 조남명' (1) | 2018.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