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정진 '일요일의 마네킹'

clint 2018. 5. 4. 13:35

 

모노드라마

 

 

 

 

이 시대 아버지의 자화상.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 시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IMF가 지나간 이후 한국의 많은 아버지들은 그 권위와 능력,

그리고 사랑을 잃어버린 이방인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아무런 희망이 없이 술과 담배를 위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아버지도 그 아버지들 중의 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아버지는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많은 세월 그가 이루어놓은 마네킹을 부셔버리지만,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을 예견한다.
이 작품은 희망을 잃어버린 우리의 아버지들에게,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또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작품줄거리
일요일 아침,
잠을 자고 있는 이천득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친구에게서, 딸에게서, 거래처 상무에게서, 그리고 첫 사랑이었던 여인에게서.
그러나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들은 온통 절망적인 내용들뿐이다.
라면으로 시장기를 달래려던 이천득은, 맥주를 마시면서 자신의 삶을 회고해 본다.
꿈 많았던 청춘 시절과 첫사랑의 달콤한 추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었던 소년시절,

또 결혼 후부터 지금까지의 시간들도 되돌아본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는 사랑도 꿈도 가정도 모두 실패한 자기 모습을 보고 절규한다.
그러나 그는 그 절망 속에서도 가느다란 희망을 찾으려고 몸부림친다.
그리고는 오래 전 그의 아버지가 불렀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일요일의 잠 속으로 빠져든다.

 

 

 

 

작가의 글 (정 진)
현대의 아버지들은 소외 받고 있습니다.
지금의 아버지라는 이름은 사회의 격동기와 가난 속에서 가족을 위해 몸부림쳤던 아버지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꿈마저 포기하고 젊음과 청춘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아버지'라는 그들은 절망 속에 있습니다.
저 역시 어느덧 이미 아버지가 되었고, 그들이 겪었던 시대를 같이 걸어왔습니다.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소비 향락이 판을 친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은 그 모습을 보기 위해 그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지는 않았습니다.
더 나은 미래, 더 나은 유토피아를 자식들 아니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자신의 삶에 투쟁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다소 폭력적인 아버지 상을 낳을 수 있습니다만,
그것은 술과 마네킹이라는 매체를 통한 하나의 대리 감정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작품을 통해서 이 시대의 아버지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이 시대의 아버지를 이해 못하는 후손들에게 자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습니다.
이 21세기 아버지의 자화상을 누가 만들어 가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