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윤설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clint 2018. 5. 4. 11:05

 

2004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서울의 한 동네이다. 매달 빨간날엔 새벽에 잠을깨우는 소리다 들리고 미화원장과 미화원들이 수레를끌고 분리수거의 날이라고 외친다. 주민들은 쓰레기 자루를 들고나와서 미화원장에게 준다. 인간을 쓰레기로 버리는 신고하고 그 무게와 성별에 맞게 쓰레기를 버려야한다. 어느 중년 사내가 자신의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며 1번 쓰레기를 들고 미화원장에게 주지만 인간쓰레기외 잡동사니 쓰레기들도 같이 버려 무게가 초과되어 버리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이씨가 자신의 아들이 10년째 백수라며 미화원들에게 2번쓰레기를 넘긴다. 그리고 어떤 남자가 3번쓰레기를 주는데 원래 자신을 버리려 했지만 자신의 부인이 더 쓰레기같은 존재라며 부인을 버린다. 하지만 신고에는 남자로 되어있어서 못버린다고 하지만 몰래 뒷돈을 주어서 버리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미화원장은 4번을 외치지만 나오지 않는다. 주민들은 웅성대며 4번쓰레기에 들어가야할 곽씨 아버지의 험담을 한다. 그러다가 마지못해 곽씨가 나와서 아버지의 거부가 심하다고 다음달에 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미화원장은 건전한 사회를 위해 시급히 재활용시켜야한다며 곽씨의 집을 뒤진다. 환경정화라는 띠를 두른 부녀회장과 부녀회총무가 마담의 머리를 잡고 나타나 마담도 데려가라고 하지만 미화부장은 냅두라고 한다. 그러나 부녀회장은 구청장님에게 진정서를 넣는다고 은근히 협박하자 미화부장은 마담을 데려간다. 그때 시인이 나타나서 자신은 쓰레기라며 데려가달라고 조르지만 자진신고기간이 아니라며 안된다고 한다. 시인이 자신은 시인이라며 꼭좀 데려가달라고 하자 마지못해 데려가려는데 스스로 걸어가겠다고 하며 따라간다. 나머지주민들은 속이 후련한듯 얘기한다.시인, 곽씨아버지, 마담, 백수가 쓰레기 처리장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중 서로서로 얘기를 나누다가 백수가 나머지 사람들에게 우리는 쓰레기가 아니라고 외치며 탈출하자고 한다. 마담은 적극 동의하지만 곽씨아버지와 시인은 안가겠다고 한다. 백수와 마담이 도망나가자 쓰레기장의 고함소리를 들은 곽씨 아버지는 무서워서 같이 도망치고 시인도 따라간다. 그러자 미화원들과 주민들은 쓰레기들이 탈출했다며 찾아나선다. 쓰레기를 못찾는경우 쓰레기를 버린사람들의 가족이 대신 버려져야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족들은 놀란다. 곽씨네 집에서 가족들이 누가 버려질꺼냐고 싸우고있을때 곽씨 아버지가 집에 들어온다. 곽씨네집 사람들은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해 묶으려 하지만 실패하고 아버지는 도망한다.       

한편 백수는 이씨에게로 돌아오지만 이씨는 제발 버려지라며 부탁을 하고 백수는 차비를 달라며 떠나려 하지만 이씨가 미리 신고해논탓에 밖엔 경찰들이 포위했다.백수는 흥분해서 칼을 들고 아버지를 인질로 삼는다. 또한편 부녀회장과 부녀총무가 누가 버려질것인가에 대해 다투는데 마담이 할머니로 변장을 하고 지나가다가 부녀회장과 대화하는도중 마담인것을 들킨다.그리고 마담은 도망간다. 곽씨 아버지와 마담이 도망가다가 백수를 만나 깜짝 놀란다. 인질로 아버지를 잡고 있는 백수에게 어떡하냐고 하는데 주민모두 그들을 열받게 해서 흩어지게 만들려 하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은 쓰레기가 아니라고 외치며 난동을 부린다. 미화부장은 3을 셀동안 자수 하지 않으면 더이상 기다리지 않겠다고 한다. 그들은 억울하가며..살고싶다며..외치며..잡혀간다. 그후... 몇일이 지나 또 쓰레기 분리수거의 날이 오고, 곽씨아버지와 백수와 마담은 미화원이 되어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다. 곽씨부인은 곽씨를 버리고. 이씨는 이씨부인을 버리고 부녀총무는 부녀회장을 버린다. 그들은 곽씨아버지와 백수와 마담을 알아보지만 기계가 된 그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움직이기만 할뿐이다. 미화원들이 나가려는 순간 거지가 다된 시인이 달려와 힘겹게 자신도 버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시인은 재활용이 안된다며 구제 못해준다며 간다. 시인은 좌절하고 남은 주민들은 자신들도 언젠간 쓰레기가 될꺼라며 당당하게 썩자고 한다.

 

 

 

 

심사평 윤호진(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 연극연출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주제의 가닥을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고 희곡이 갖는 구조적 특징을 저버린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비자금 문제, 철거민 사태, 낙태 및 노인문제 등 뉴스 헤드라인에 한 번 쯤 거론되었던 사회적 문제점들이 모두 주제로 올라와 있다. 특히 사이버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과 채팅 그리고 통영상의 재료를 도입한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띈다. 부패되어 있는 사회적 이면을 다루면서 원고지 100여장에 깊은 인상을 담아내려다보니 살인과 자살 및 엽기적 사건들이 만연하다. 그러면서도 사건을 통한 주제의 핵을 끌어올리는 데는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희곡을 쓰면서 무대에 형상화 했을 때의 감각을 끝까지 인지하고 마무리를 했어야 하나 지구력에서 그만 낙제를 한 것과 같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처럼 내성이 강한 감미로운 언어의 향연을 풀어내는 깊이 있는 작품을 기대해보기도 했으나 그런 작품은 전멸이다. 이번에 선정된 작품<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은 많은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장의 변화와 기승전결을 염두에 두고 공을 들여 다듬은 흔적이 역력하다. 쓰레기 종량제의 사회적 제도를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비인간적 세태와 엮어 풍자극처럼 꾸몄다. 아버지와 아들을 내다버리는 현실 속에서도 그것을 관조하며 바라보듯 가벼운 코미디로 채색한 것은 이 작품을 선택하게 한 큰 장점이다. 끝까지 일관성을 지닌 아이디어의 실현은 칭찬해 줄만 하고 좀 더 치밀하게 계산 된 디테일과 유연성이 부족한 것은 초보 희곡작가라는 이름표를 달기에 충분함을 보여준다. 당선을 축하하며 더욱 정진하여 다양한 경험과 깊은 사고를 통해 내공이 쌓인 작품을 양산하는 고급인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당선소감 이윤설
△1969년 경기 이천 출생 △2001년 명지대 철학과 졸업
△현재 중앙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재학
 
희곡을 쓸 동안 엄마가 떠주신 꽃스팽클이 달린 파랑 손지갑이 책상에 있었다. 빈둥거리다가도 문득 그 촘촘한 질감을 뺨에 대어보고 지퍼를 열면, 맘 딱 먹고 쓰라는 말씀이 들리기도 하였다. 문 밖은 꽝꽝 얼어붙은 겨울이었고 전화벨이 잉잉잉 꿀벌처럼 울어대도 받지 않았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성탄 소포처럼 기쁘고 놀랍고 떨리는 소식을 받았다. 스무살 무렵 혼자서 연극을 보러 다녔다. 목도리와 장갑을 끼고 버스를 갈아타고 소극장 앞에 길게 줄을 서 기다리노라면 지루하거나 배고프거나 춥기도 하였지만, 무대 위에는 내가 미처 몰랐던 삶의 질료와 형상이 나타나 나를 꽉 끌어안고는 했다. 간혹 숨이 막히고 외면하고 싶었지만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듣는 날이 더 많았다. 꼭 내가 쓴 희곡을 연극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젠 ‘이윤설적’이라는 내 이름에서 유래한 형용사를 갖겠다는, 약속을 지킬 차례이다. 아주 오래 걸릴 지도 모르는 이 약속을 기다려 주세요, 윤호진 선생님. 자식이 밥 굶을까 쌀과 반찬보따리를 싣고 와 설거지 청소까지 하시고는 바삐 돌아가시던 부모님. 내 기쁨의 제일 으뜸은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흠모하고 존경하는 교수님들께, 내 반쪽 심장 20년 지기 친구 기연에게, 그리고 당선소식에 비명을 질러 이 행성을 조금 시끄럽게 했던 우리 포에티카사람들, 툭 하면 잠수함 타고 전화 안 받는데도 나를 믿고 기다려준 선후배님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다지도 귀애하는 꽃과 새와 별의 지옥인,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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