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로가'는 중앙일보 신춘문예 '2000'년 희곡 당선작이다.
집을 나와 도서관을 가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극으로 만든 몇 시간의 짧은 이야기이다.
작가의 글
해로가는, 구슬픈 가사와 곡조로 되어 있는, 상여가 나갈 때 부르는 노래입니다. 염교라는 풀이 있습니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로, 가을에 잎 사이 에서 꽃줄기가 나와 자줏빛 꽃을 피웁니다. 상둣군들은 죽은자를 떠 메고 가면서, 그 염교(?)의 비늘줄기 위에 서린 이슬(露)처럼 쉽게 말라버리려는 삶의, 해로(?露)를 노래했던 것입니다. 감히 그 해로 에서 제목을 빌려온 희곡 해로가는, 죽음을 이면으로 깔고 있지만 죽 음에 대해서 모른 체하며, 나름대로 처절하게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경배서이며 추도문이고자 했습니다. 불가해한 생을 참으로 열심히 살 고 있는 당신에게 보내는 위문편지인 것입니다. 일상은 반복적이고 지루하며, 나를 둘러싼 세계는 부조리하고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죽음과 같지 않습니까? 나는 살아있지만 죽어가는 것 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에게는 목표나 희망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정의롭든 불가능하건, 목표와 희망은 내게 죽음과도 같은 일상 공간 에서 삶을 견지해나가기 위한, 때로는 치열함으로 무장하고서 노도와 같이 달려갈 수 있게하는 절대 조건입니다. 당신의 그 목표와 희망에, 그리고 처절한 삶에 고개 숙여 경배드리고 싶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것이, 예 술의 가면을 쓴 형식들의 속성일 것입니다. 해로가에 대해서는 쉽게 생각하는 것이 좋은 감상법입니다. 당신이 재미있기를 바라지, 고통 스러워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새백 일찍이 기상하여 미명의 거리를 통과하여 도서관에 출근부를 찍 는 백수 청년이 있습니다. 집에서부터 도서관까지의 길은 청년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길입니다. 어제와 다른 일은 결코 발생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러나 어찌 보면 그 길은 언제나 새로워서, 너무나도 낯선 길 입니다. 어제와 다른 일로 충만한. 그 '어찌 보면'이 중요합니다. 당신의 일상은 당신의 시각에 따라, 날마다 같은 색깔일 수도 있고, 날마다 다른 색깔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일상이, 당신의 시각에 따라 얼마나 변화무쌍한 색깔을 띌 수 있는 장인지 문득 느낄 수 있었다면, 또 당신의 범주에 있었지만 당신으로부터 버림받았던 어떤 파장이 깨어나는 소리를 감지할 수 있었다면, 당신은 극장을 나가자마자 해로가를 듣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생존을 격려하는노래, 해로가를...

줄거리
'어머니가 주는 유일한 것'으로 용돈 2만원을 받으며, 대신에 어머니가 본 티비속의 드라마줄거리를 듣는 아들은, 집을 나와 도서관으로 향한다. 길목에서 처음만난 이는 사람이 아닌 고양이 였고, 그는 그 고양이에게서 인간과 교류 이상, 뭔가의 교류를 느끼며 걸어가다 청소부를 만난다. 청소부와의 대화도중에 '아저씨의 인간성 때문에 난 아저씨 같은 사람이 되지 않겠다'하면서, '니가 내 인간성을 알아?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청소부와 다투다 가방에서 망치를 꺼내 그를 내리치려는 순간, 따라온 고양이의 울음 소리에 놀라 멈칫 거리다 오히려 늘씬하게 맞고 길을 간다.
어느 정도 길을 간 그는 전화를 걸어 보지만 곧 받는이가 없는지 끊어 버리고, 누구를 기다리며 그 자리에 서 있다.
그가 만난 사람은 남학생으로, 그는 'GIVE&TAKE' 혹은 '모든 일에는 그 댓가를 반드시 치루어야 한다'며 , 자기를 누나 혹은 미스코리아로 생각하며, 누나와 매일 했던 '그 일'을 자신에게 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 남동생의 대사에서 그의 도서관 가는 목적이 밝혀지고 그것은 책을 훔치는 것이었으며, 것두 '목숨을 걸고..' 훔치는 것이 목적으로 알려진다. 그가 그의 '누나'와 매일 같이 했던 것은 '섹스'로써 그는 그 댓가로 자신이 훔쳐온 책을 그녀에게 주는 것이었다. 그는 그녀 남동생의 요구에 애널 섹스를 하며 , 그 대신에 그가 가져온 책을 주고 , 그 남동생은 '누나도 살리고 나도 살고'라는 것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말하며 돌아간다. 다시 길을 가다 그는 '상자속의 남자'를 만나며 , 어머니에게 들은 그 같은 드라마 이야기를 들어주며 , '붕어빵'에 얽힌 비밀을 듣게 된다. '듣고 싶지 않다면 우리의 만남은 무의미해'라는 대사와 함께, '내일이 있단 말이예요? 내일은 또 오는 것이지요' 라는 대사가 그 장면에서 표현된다. 다시 도서관을 향해 걷다 그는 도서관 앞에서 붕어빵 장수를 만난다. 어느 날과 같이 붕어 빵은 한개에 십만원이었고, 그는 '언제나 비싸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말과 함께 , 어머니에게서 받은 이만원으로 붕어 빵을 사려 하나, 붕어빵 장수는 ' 계산이 맞지않다'며 붕어빵 주기를 거부한다. 그러자 그는 붕어빵 장수의 약점을 잡아 기어이 그 빵을 손에 넣는다. 그 붕어 빵 장수의 약점은 붕어빵 속에 든 붕어가 광어병으로, 그걸 먹으면 수초 후엔 바로 치매증세'가 걸리는 것이었다. 그러한 사실을 폭로한다며, 잃어버린 '망치'를 대신하여, '내 망치만큼은 돈의 가치척도가 되지않아'하며 바꾸려던 망치를 대신하여, 그 붕어빵의 약점을 잡아 그는 붕어빵 두개를 손에 넣고 그 붕어빵을 고양이에게 준다. 그러자 그 붕어빵 장수는 '친구, 자네를 잃고 싶지않아, 도서관에는 가지마, 그곳에 가면 자넨 길을 잃고 헤매게 되지..'하는 대사와 함께, 사진이 없는 영정을 든 4명의 장례식 차림의 哭하는 소리를 끝으로 무대는 암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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