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조정래 '태백산맥'

clint 2018. 3. 19. 14:07

 

 

 

 

 

「태백산맥」이라는 제목이 갖는 의미는 한반도의 척추로써 남북으로 잘린 허리를 말하며 이는 곧 민족 분단을 한마디로 상징하고 있다.

소설의 서막부터 묽은 어둠의 장막에 가려진 새벽풍경을 묘사함으로써 수많은 죽음과 희생을 예고하는 한편으로 사멸의 결말을 암시하며 벌교라고 하는 자그마한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이념의 대립과 다양한 모습으로 불행했던 한 시기를 헤쳐나가는 모습을 그렸다.
조정래는 그의 전반기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상상력에 의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들었던, 다시 말하자면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엮어간 것으로 보여진다. 이 작품은 첫 연재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분단으로 인한 냉전상황이 극한에 도달해 있던 시기에 분단이라는 예민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태백산맥」은 그 구성에서 두 가지의 특성을 지닌다. 1948년 10월 이른바 여.순 사건을 앞둔 어느 날 미명에 햇솜 같은 흰 꽃의 무리를 이루고 있는 갈대밭의 풍경으로부터 시작해서 1953년 잔비 토벌이 끝나가던 늦은 가을 어느 날 새벽에 갈대가 누렇게 변한 벌교의 포구를 배경으로 막을 내린다.

 

 

 

 

 

 

 

해방후 좌익과 우익의 대결이 심화되는 역사 속에서 48년 10월 여순 사건이 터진다. 전라남고 보성군당의 위원장인 염상진을 중심으로 한 좌익들은 벌교를 장악하고 인민재판을 열어 반동분자들을 숙청한다. 하지만 이들은 반란군 주력군의 패배로 조계산으로 후퇴하고 만다. 벌교로 돌아온 경찰 등의 우익세력들은 좌익 부역자와 가족들을 연행하여 조사하고 대동청년단 감찰부장인 염상구는 빨치산에 가담한 형 염상진에 대한 증오심으로 이 일에 압장선다.
지주와 소작간의 갈등과 대립이 심화되고 산자락 마을을 중심으로 벌이는 싸움이 마을 사람들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민족주의자인 김범우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간다. 염상진이 이끄는 빨치산은 49년 겨울부터 시작된 군경의 동계 토벌작전으로 산 속에서 추위와 굶주림 속에 철저히 파멸되어가고, 혹독한 절망 속에서 드디어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을 듣게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