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쁘다 바뻐>는 빈민가정을 중심으로 식구들의 시각 속에 보여지는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펼친 작품이다.
어머니의 분주한 아침생활로 깨어나며 시작되는 이 극은 새벽 청소를 하고 돌아온 아버지의 등장으로 생동감이 넘치는 아침이 된다. 각자 오늘의 할 일과 자기소개를 하며 일터로 향한다.
쓰레기통을 일터로 열심히 넝마와 휴지를 주우며 쓰레기통 속에 가려진 이야기를 용식이를 통해 파헤쳐 나간다. 점순이의 껌팔이 현장 속에서의 해프닝. 그러나, 그들의 의지와 희망 앞에는 역시 그에 비례하는 절망과 나약한 일상이 그들 앞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땅 주인 김사장은 움막집에 불을 지르고, 장남 용식과 아버지는 리어카로 고물을 꾸준히 모아 큰 목돈을 마련한다. 그러나 고철상 사장 박씨는 그들 가족의 희망인 고물로 모은 목돈을 가로채 도망하고, 그들은 좌절하고 만다. 드디어 큰딸 화순은 아기를 출산하고, 아기에 대한 사랑과 배려로 험난한 세상과 결별을 하는데...


<바쁘다 바뻐>는 1987년 초연을 시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91년 이미 2300회의 공연을 기록하고 최장기 공연으로 그때 당시 벌써 40여만 명을 기록한 전기적인 공연이였으며. 1997년을 마지막으로 80여만 명의 관객기록을 갱신하며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긴 작품이다.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왔고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할 시기인 20년을 버텼으며 이제 다시 20주년을 맞이하여또 한번 세대를 뛰어 넘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크고 깊게 다가서는<바쁘다 바뻐>가 연극 무대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이슈가 되고 있다.
얼리 어답터 (early adopter)가 대세를 이루고,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영상들이 대세인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십 년 전부터 지금까지 몇 번씩 반복해서 보게 하는<바쁘다 바뻐>만의 고유한 힘은 무엇일까?
먼저 빈민가정이면서도 터무니없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며 매 순간을 해프닝과 삶의 치열함으로 버티는 <바쁘다 바뻐>의 가족사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너무나 해학적으로 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은 60년대 가난하고 암울했던 시대의 한 가족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 교훈을 던져주는 이야기다.
막내딸 껌팔이 점순의 꿈을 시작으로, 청소부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며 이 극의 막이 오른다. 고단한 삶 속에도 서로의 존재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들의 아침 점호와 함께 또다시 다람쥐 쳇바퀴 같은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이 집에 하나뿐인 아들, 둘째 용식은 넝마주이 일을 하고, 사회에 대하여 분노만 남은 장애인 사위 동칠과 맏딸 화순은 포장마차로 근근히 하루살이 같은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며 살고 있다. 변변한 일자리 하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의지를 보여주는 용식과 점순 그리고 화순, 어머니,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 화목한 가정을 지켜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이들에게, 역경은 시시때때로 그 모습을 변모시키며 들이 닥치고, 그럴때마다 가족들은 서로의 아픔을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감싸 안는다. 땅주인 김사장의 불의에 참지못한 동칠은 가족을 대신해 자신을 희생하고, 박씨의 사기행각에 점점 더 암울해져만 가는 역경 속에서도 뱃속의 새 생명을 희망으로, 고난을 이겨나가고,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슬픔도 기쁨도 함께한다. 화순의 출산으로 새로운 가족 탄생의 기쁨을 모두가 함께 나누며 온 가족이 함께 희망에 찬 꿈을 향하여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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