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정진 '십오분 간'

clint 2016. 2. 29. 20:36

 

 

 

『개벽』1924. 1. 발표된 일제 초창기의 희곡이지만 지금 봐도 그렇게 시대 감을 못 느낄 정도의 현대극이라 하겠다.

십오 분간’(김정진, 1924)은 모두 희극작품이다. ‘십오 분간’은 간악하고 허위의 방식으로 부를 독점해가는 동료의 과오를 깨닫게 해주기 위해 각자 재산과 명예를 걸고 누가 먼저 거짓과 위선의 모습을 보이는지 15분간 동안 ‘내기 시합’을 통해 밝혀내는 이야기이다.

 

청년 실업가 석사란은 약혼자 염호애가 있음에도 미망인인 설가정에게 접근하여 결혼을 빙자하여 재산을 갈취하고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뜯어낸다. 설가정에게 은행 대출금을 갚기 위한 돈을 요구하는 전화 통화를 한 후, 석사란은 예고도 없이 자신을 찾아온 비평가이자 친구 김진언을 만난다. 석사란과 김진언은 바람직한 삶의 태도와 관련하여 언쟁을 벌이게 되고, 각자 자신의 소중한 것을 걸고 내기를 하기로 결정 한다. 석사란은 재산을, 김진언은 비평의 붓을 걸고 15분간 누가 먼저 거짓과 위선을 보이는지 내기하기로 하고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계약서를 작성한 뒤 본격적인 내기에 들어간다. 그때, 설가정이 석사란과 약속한 대로 석사란에게 사업 자금을 주기 위해 방문한다. 설가정은 이번 기회에 석사란과의 결혼 문제를 매듭짓기를 원하지만 석사란은 김진언과의 내기 때문에 선뜻 결혼 수락을 하지 못한다. 석사란이 목종을 바라보며 괴로운 표정을 지을 때마나 김진언은 목종 뒤에서 목을 뺐다가 움츠리는 행동을 반복한다. 잠시 후, 염호애가 등장하여 석사란-설가정-염호애의 삼각관계가 드러나게 되고, 설가정과 염호애는 서로 자신이 석사란의 연인이라고 우기며 싸운다. 그 상황에서 은행원 노수전까지 등장하여 석사란에게 빚 상환을 독촉한다. 석사란은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이 상황을 지켜본다.

이 이야기는 인간에 대한 탐욕과 우리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을 보여준 작품인 것 같다.

청년 실업가 석사란으로 통해 당시의 부조리한 사회 현실을 비판, 고발하고 사랑과 연애를 악용 하는 청년 실업가 석사란의 행각을 통해서 물질적 탐욕에 쌓인 세태를 비판, 풍자, 희화화 하고 있다. 지금 연극을 해도 실감나고 현실과도 맞닿는 것 같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웃음’에 주목한다. ‘웃음’을 통해 인간과 사회상을 더욱 심층적이게 바라보게 만드는 ‘성찰적 웃음’에 제작에 초점을 둔다. 더불어 희극논법의 두 축이라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맛깔스러운 대사와 속도감 있는 상황전개’와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통한 웃음 유발’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근대를 통해 잃게 되었던 한국고유의 전통적 연희양식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실험성을 꾀하여, 원안이 주는 드라마의 단순성을 극복하고 극적 묘미와 템포, 분위기를 풍부하게 유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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