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21호, 1933.7. 발표.
<미스터 뿔떡>은 불독이란 개를 당시 영어 발음이 신통치 않아 불려진 것이다.
‘똥쇠’라는 실업자가 가족 모두 불륜으로 가득한 부유한 집의 개로 분신하여 ‘부도덕한’ 모습을 폭로하려다가 그런 용감성과 지혜에 반한 그 집 딸과 얘기하게 되고 결국 자신의 배고픔과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그 집안의 딸과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김기림(金起林, 1908~?)은 모더니즘 전반에 폭넓은 관심을 보이지만, 특히 이론적으로 관심을 두고 파고든 분야는 이미지즘과 주지주의다. 더러 그는 이 두 개념을 구별하지 않고 혼용하기도 한다. 그는 1933년 7월 《신동아》에 발표한 「시의 모더니티」에서 모더니즘에 대해 언급한 데 이어, 1935년 2월 《시원》 1호에 게재한 「현대시의 기술」에서 파운드(Pound, E.)의 이미지즘 이론을 소개한다. 이미지즘의 특징으로 그가 꼽은 것은 감정의 배제, 영상성, 조소성, 회화성 등이다. 그는 또 20세기 시의 회화성 형태를 외형적인 미와 내용성의 미로 크게 나누고, 전자는 문자가 활자로 인쇄될 때의 자형 배열 등으로 나타나며, 후자는 개인의 의식 속에 가시적인 영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하고서, 후자에 더 중점을 둔 이미지즘 문학이론을 소개한다. 그는 이미지즘을 추구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정지용과 김광균 등을 들고, 원론적 비평을 넘어 실천적 비평으로 문학이론의 영역을 확대해나간다. 이미지즘을 강조한 그의 또 다른 글로는 1939년 《인문평론》 12월호에 실린 「시단의 동태」를 들 수 있다. 여기서 김기림은 흄의 사상과 이론을 바탕으로 시의 음악성과 회화성을 비교하며, 회화성을 고정적이고 영구적인 것으로 규명한다. 따라서 무기적·기하학적 회화성이야말로 혼란과 동요를 극복할 수 있는 요소며 안정을 찾는 현대의 소리라고 주장한 그는 이미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기림은 1935년 <조선일보>에 투고한 「오전의 시론」과 《신동아》에 게재한 「포에지와 모더니티」, 「시작에 있어서의 주지주의적 태도」 등을 통해 기술 과학문명의 현저한 발달 속에서도 여전히 감상적 낭만시나 읊조리는 센티멘탈리즘은 물론, 정치·사상성에 편중된 내용주의를 모두 비판한다. 그는 현대문명의 발달에 따라 문학도 새로운 양식 실험으로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때 그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주지주의다. 김기림은 “실로 말해질 수 있는 모든 사상과 논의의 의견이 거의 선인들에 의하여 말해졌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가능한 최대의 일은 선인이 말한 내용을 다만 다른 방법으로 논설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그 방법으로 지성을 강조하고 표현 면에서 형식이나 언어의 기교를 중시하는 모더니즘 이론을 펼친다.
이윽고 김기림의 이론에 대해 프로 문학 진영의 임화를 비롯한 비평가들이 공격을 가한다. 그들은 김기림이 내용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무시하고 있으며, 표피적 기교주의에 함몰된 이론가라고 몰아붙인다. 김기림은 프로 문학 진영의 반론을 받아들여, 프로 문학에서 중시하던 내용과 자신의 기교주의에서 발양된 형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전체 시론’이라는 변형된 모더니즘 이론을 정립한다. 이와 같은 갖가지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 모더니즘 문학은 1933년에 발족한 ‘구인회’를 중심으로 1930년대 문단을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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