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옥랑희곡상>수상작품
30대 초반의 화자(관객에게 말하는 이)는 실업자 재교육시설에서 목조 주택, 한옥 목공 기술을 배우러 강원도 오지의 한 목수학교에 오게 되었다. 이곳에는 다양한 연령층, 직업(전직), 다양한 욕망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있다. 이곳에 온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꿈을 꾼다. 아침에 화자는 그가 예전에 헤어진 여자 친구인 화자(그녀의 이름)를 총으로 쏴 죽이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그는 그녀에게 칼로 발을 찔린다. 비 내리는 주말 전날, 비구름이 약해질 것이라는 예보로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학교에 남은 사람들. 그들에게 비바람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폭풍이 몰려온다. 태풍으로 학교 앞의 다리가 떠내려가고 도로가 파손된다. 비바람은 더 이상 지루함이 아니다. 공간에 위기감이 감돈다. 전봇대가 부러지고, 텔레비전이 안 나오고 전화가 불통이 된다. 수해의 위험으로 마을 사람들이 학교로 피신한다. 학교사람들은 자신이 전에 있었던 공간과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 산사태. 정전이 되어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산사태가 일어난다. 흙이 학교 옆집을 덮친다. 목수학교사람들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장대같은 비로 구조가 길어지자 포기를 하고 학교로 들어간다. 집주인 듯한 남자는 포기하려하지 않자 설득을 한다. 그 남자는 청각 장애인이다. 휴게실로 돌아와 산사태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사람을 찾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을 다시 밖으로 나가 사람을 구한다. 남자는 구한 여자를 인공호흡을 하고 학교사람들은 뜨거운 물로 마사지를 한다. 3, 4시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인공호흡을 하는 남자를 보며 학교 사람들은 그 남자가 그 여자를 많이 사랑했을 거라 생각한다. 장시간의 압박으로 여자의 몸에서 피가 많이 나는 것을 보고 남자를 만류해 인공호흡도 중단된다. 모두가 그녀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 휴게실에서 잠이 든 화자는 꿈을 꾸게 된다. 죽은 여자가 화자의 여자 친구가 되어 그들이 헤어지고 산사태가 일어나 여자가 죽는 꿈이다. 아침이 돼서 구조요원이 도착하자 그들은 주검을 수습하고 참고인으로 남자와 목수학교 사람 중 한 명을 데리고 밖으로 나간다. 화자는 마을 주변을 바라본다. 마치 전쟁터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다. 학교 옆 역사에서 노인을 만나게 되고 노인을 통해 이곳이 전에는 너른 천이 있었고 주변에는 억새풀 밭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죽은 여자가 이곳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시내에서 큰 건어물 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역전의 용사들 학교 사람들은 어제 일을 회상하며 서로를 치하하고 군대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극중극 사람들의 관심이 그녀와 그 남자에게 집중되고 주변에서 들은 그녀와 그 남자에 대한 정보로 극을 만든다. 그녀는 억척스럽고 동네사람들과 학교 교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남자가 먼저 집에서 나오고 그녀가 땅문서를 가지러 들어가자 산사태가 일어난 것을 알게 된다. 학교 교장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극도 만든다. 산사태 때의 그들의 정황들을 극으로 만들어낸다. 학교사람들 중 나이가 많은 이들이 교장의 행동에 대한 견해차이로 싸움이 일어나 연극놀이는 중단이 된다. 화자는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상상해본다. 화자의 상상에 의해 남자는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한다. 기형도의 시 <비가 2 - 붉은 달>이 생각난다. 밤벌레 소리와 붉은 달, 그리고 기형도의 시는 광증 걸리기 쉬운 밤을 만든다. 화자는 태풍이 약해 질 수 있었는데 사람들이 인간의 악함이 태풍을 강하게 만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극후극, 연극이 끝나고 난 후 연극이 끝난 후 화자의 헤어진 여자 친구 화자가 나타나 화자의 단선적이고 독선적인 시각들에 대해 질타한다. 교장과 마을 사람들도 나와 왜 자신들을 그렇게 못된 사람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따지기 시작한다. 그들은 결국 태풍이 강해진 걸 화자의 탓으로 돌린다.
작가의 글
이 연극은 한사람이 경험한 사건을 연극적 상상력을 통해 함께 공유한다. 화자라는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화자의 경험의 세계, 상상의 세계, 꿈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다. 관객은 연극을 통해 앨리스가 되는 것이다. 제한된 공간에서 서로 다른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연극만이 가지는 매력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연극적인 상상력이라 생각한다. 연극만이 가지는 연극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연극! 그런 연극을 만들고 싶었다. 배우와 역할이 상상과 현실, 연극과 그 밖이 공존하고 있다. 길 위와 길 밖 또는 그 경계에 연극은 서있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연극매체이고 이 연극 안에서는 밤 벌레소리와 붉은 달 그리고 기형도의 시가 만들어낸 광증 걸림이다. 제목 <붉은 달>은 기형도의 시중 <비가2 - 붉은 달>에서 따왔다. 기형도는 이 시에서 헤어짐과 세상 안에서의 고독, 황량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버디면서 살아가는 자신과 타인을 이야기한다. 태풍이 몰고 간 풍광은 도시의 밤거리와 비슷하다. “누가 떠나든 죽든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비가2- 붉은 달 중)
이것은 화자에게 또한 남자에게, 모든 이에게 하는 말이다. 추락하고 멸망하는 달을 바라보며 면면이 이어질 달의 재생을 꿈 꿔본다. 누구든 어느 정도의 아픔이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거대한 수마에 의해, 한마디 말에 의해, 조그마한 오해로 인해, 그것을 치유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다. 수마의 원인, 태풍이 강해진 것은 인간의 자신이고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인 것이다. 태풍에 의해 모든 길이 살아졌다. 물길도, 사람이 다니는 길도. 물은 인간들에 의해 자신이 갈 길이 변했다. 새로운 물길은 아마도 태초에 물이 흐르는 길일 터. 인간의 길이 사라졌다. 이제 우리가 걷는 모든 길이 새로운 길이다.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 가라!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핥으며 네가 걸어가는 자취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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