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허규 '애오라지'

clint 2015. 11. 18. 18:33

 

강원도 정선지방의 광대골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이며, 아름다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보여주고자 시도했으며, 창과 춤사위를 도입하여 민속적 형태를 현대에 접목시키고자 시도한 작품이라 하겠다. 정선아리랑이라는 현실과 유리되어 있는 듯한 내용을 현실과 결부시켜 이야기하려 하였고, 옛날의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투시하여 현대인의 한많은 기다림을 표현하려 한 점에서 독창성이 보인다. 그리나 전체적인 전개가 산만하고 주제에 알맞는 꽉짜인 플롯이 결여되어 있어 놀이성에 대응할 만한 극적인 즐거움을 어떻게 처리해야 함이이 중요할것이다.. 연기자들이 작품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놀이에 임하는 진지성과 놀이 속에 담긴 주제의 의미를 부각시키는데 성실성이 첨가 된다면 좋을 듯 하다.

 

 

 

첫째거리
배우1이 등장해 요즘 세상엔 투기배, 모리배가 도깨비라고 한다. 배우2가 빨리 시작하지 않고 잔소리를 한다고 시비를 건다. 배우1이 배경설명을 좀더 자세히 하며 관객들과 함께 정선아리랑을 부른다. 배우1의 마무리로 연극이 시작된다.
둘째거리
걸인 거식이와 포수는 아우라지나루를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다. 바보가 둘을 건네준다. 걸인은 광대골에, 포수는 호랑이를 잡으러 왔다. 걸인 거식이는 바보에게 머식이라는 이름을 불러준다. 바보는 둘을 주막으로 인도한다.
셋째거리
주막에는 털보가 낭군을 기다리고 있는 주막주인 송이를 유혹하고 있다. 바보일행이 주막에 도착해 술과 밥을 달라고 하지만 송이는 돈부터 보여달라고 한다. 거식이가 돈 대신에 노래를 하지만 송이에겐 공염불이다. 포수가 으름장을 놓으니까, 송이는 오히려 화를 내며 다 나가라고 한다. 털보가 금을 보여주며 송이를 달래자 거식이 진짜 금인지 확인해보게 달라고 한다. 금을 씹어본 거식은 진짜라며 삼켜버린다. 털보는 금을 바보에게 얻었고, 바보는 도깨비가 줬다고 한다. 모두가 바보에게 도깨비를 만나러 가자고 한다. 바보는 도깨비가 좋아한다는 메밀묵을 가지고 거식, 포수, 털보와 함께 도깨비가 산다는 광대골로 간다. 광대골 물방아간은 폐가처럼 황폐하고 조용하다.

 

 

 

허규 (1934~2000)

1934년 경기도 고양 출생. 서울대 농대 임학과를 거쳐 경희대 국문과를 1970년에 졸업하였다. 서울대학교 연극회에서 연극연출을 수업하고 제작극회 연구동인, 실험극장 창립동인, 청주여사대 강사를 거처 1973년 극단 민예의 대표가 되었다.

1960년<껍질이 째지는 아픔없이는>으로 연출가로 데뷔하였으며, 1964년 셰익스피어 탄생 400주년 기념연극제에서 실험극장의 <리어왕>연출의 성공으로, 같은 해 국립극단 공연<순교자>연출을 맡았다. 1960년대의 그는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에 영향을 받아 비사실주의 경향의 연출수법을 시도했으며, 1960년대 말부터 한국고유의 연극술을 도입하는 등 현대연극에 우리의 전통극을 수용하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민예극장을 창단하면서 그는 단원들에게 탈춤, 판소리, 무속예능, 시조 등의 실기를 훈련시켜 우리의 고유하고 독창적 연극을 창안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1977년<물도리동>으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으며, 1979년 <다시라기>로 대한민국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하였다. 연극 외에도 KBS, MBC, TBC에서 PD 겸 연출가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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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작품
<수업><돈키호테><허생전><유다여 닭이 울기 전에><고려인 떡쇠><사할린스크의 하늘과 땅>민예극장의 창단 선언
1. 우리는 연극예술을 통하여 인간의 진실을 탐구하고, 관객과 함께 자기를 계발하고 초극하기를 열망한다.
2. 우리는 우리 민족 고유의 극예술을 창조하기 위하여 독창적인 연극기호를 창안한다.
3. 우리는 이제까지 인류가 이루어놓은 모든
연극의 역사적 기술을 창조의 소재로서 수용한다.
4. 우리는 이념, 행동, 기술의 삼위일체로서의 자기 능력을 연마하여 인간의 자유의지의
영원한 승리를 확신하는 적극적 행동으로서의 연극을 행한다.
5. 우리는 관객을 진정한 사랑으로 고무시켜 감동하도록 최선을 다한다.
6. 우리는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고 창의력을 신뢰하여 총화의 노력으로 예술무대를 창조한다.
1973년 5월 민족연극의 정립을 위한 전통연극의 현대적 조화를 목표로 창립한 이래, 대소 56회의
공연을 가졌으며 한국의 독자적인 연극을 위한 작업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민속놀이와 전통극적 요소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민예소극장을 중심으로 발표하면서 그것의 연극적 기능을 분석, 검토해 오고 있다. 이외에도 수차의 마당극(야외 공연)과 전국 각지 순회 공연
등으로 관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주요 공연작품에 한국의 독창적인 판소리극<놀부뎐>, 탈춤극<서울 말뚝이>, 전통 인형극<꼭두각시 놀음>, 창작 판소리 인형극<토생전>, 한국적 음악극을 시도한<한네의 승천>, 창작 탈놀이극<창포각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통령상 수상작<물도리동>, 진도의 민속놀이를 극화한<다시라기>, 강원도 민요를 극화한<애오라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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