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치병을 앓는 유명 여배우 플로랑스가 더 이상의 치료를 거부하고
스스로 안락사를 결정하고 아들 뱅상 부부와 절친 이자를 동반해
자동차를 타고 조력사를 허용하는 스위스 취리히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플로랑스의 마지막을 동반하는 이 취리히 여행에는 많은 공연을 함께한
연극배우이자 친구 이자, 엄마의 결정을 끝까지 반대로 돌려보려고 애쓰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아들 뱅상, 어색한 분위기에도 끝까지 이들과 함께하는 며느리
마틸드가 있다. 그리고 플로랑스에게만 보이는 '천사-까치'라는 신비로운 인물이
이 여행을 이끌어 간다.

이 작품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마이야 시몽이라는 여배우가 암 말기에
스위스 취리히로 가 스스로 삶을 마감하기로 한 여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주인공 플로랑스는 삶을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고자 한다.
그녀는 아들, 며느리, 평생 친구였던 여배우를 동행자로 삼아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이 여행이 바로 취리히로의 결정된 여정이다.
극은 단순히 죽음이나 연명 문제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이 남은 이들과 자신에게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로드무비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여정에는 결코 어둠만 있는게 아니라 유머와 따뜻함,
삶의 빛이 녹아있다. 주요 테마로는 존엄사,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선택, 남은 아들과의
관계, 감정 정리 및 해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취리히 여행>은 작품을 초연한 프랑스 연출가 프랑크 베르티에가 겪은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쓴 것이다. 이 연출가는 2007년, 불치병을 왔던 배우이자 친구 마이야 시몽의 초대로 몇몇 가까운 이들과 함께 스위스 취리히로 마지막 여행을 했던 개인적 경험을 극작가 장-브누아 파트리코에게 이야기하며 극작을 요청했다. 그 결과로 2021년 <취리히 여행>이 창작된 것이다. 이 작품은 CNL(국립도서센터)에서 창작 지원을 받았으며, 초연은 프랑크 베르티에 연출, 대배우 마리크리스 틴 바로를 비롯한 총 다섯 배우의 출연과 돈 악트 극단 주최로, 2021년 안시(Annecy) 소재 봉리외 센 나시오날 극장에서 올라갔다. 2022년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수여하는 "에밀 오지에 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프랑스와 스위스에서 공연되었다. 2023년 1~5월에는 토레벵 포르바흐, 오세르 등에서도 공연되었다. 2023년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도 공연되었고, 비평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 초연은 한국에서 2026년 1월 15일부터 2월 1일까지 카티 라팽 연출(극단 프랑코포니 주관)로 공연되었다.

다섯 인물이 등장하는 심리극으로, 현실과 내면세계 를 오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5막(1막 출발, 2막 자동차, 3막 식사, 4막 마지막 밤, 5막 취리히)으로 구성된 로드 무비
스타일이다. 하지만 크게 보면 결심- 갈등- 수용이라는 3부 구성의 단선 구조이다.
언어는 시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독백체이며, 일상 언어와 내면 독백의 경계에 있다.
죽음의 비극보다 "평온한 결단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절제된 감정 속에 울림이 있으며,
과장된 슬픔이나 설교투 없이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일상 언어로 접근하고 있다.
이 "여행"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죽음을 향한 자기주체적 여정'을 상징한다.
스위스는 실제로 안락사 합법국가이므로 주인공의 "여행"은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선택하는 의지의 은유이기도 하다. 작가 파트리코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의 존엄"과
"죽음의 자유" 사이 긴장을 감정의 리듬으로 그려 내면서 집중된 감정을 묘사한다.
이야기의 핵심은 '죽음'이라는 결말이 아니라 그를 향해가는 과정, 선택 순간, 남겨진
이들과의 관계,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 시간의 가치다. 즉 죽음의 '결정'이 삶의 순간들을
새롭게 조명하게 만든다는 점이 중심이다.

작품 전체가 플로랑스의 '자발적 마지막 여행' 속에서 생의 끝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윤리적· 인간학적 질문을 던진다. 존엄사, 선택 자유, 삶의 마무리에 대한 철학적
탐구가 들어 있다. 이 작품은 자발적 선택으로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인물을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 만큼이나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 묻는다.
플로랑스뿐 아니라 아들, 며느리, 친구 등 주변인물들도 중요한 변화를 겪는다.
이들은 '남는다'라는 측면에서 죽음 이후의 삶, 기억, 고통, 수용 등을 함께 겪는다.
플로랑스만의 이야기이지만 아들. 며느리, 친구가 그 안에서 변한다.
작품은 죽음을 앞둔 인물이지만 '죽음'을 단순히 끝으로 보지 않고 '지금 여기'의 인생을
새롭게 보는 계기로 삼는다. 오히려 "생명의 찬가'다. 또 어두운 주제지만 지나치게
침울하거나 설교적이지 않고 밝은 톤, 유머러스한 요소, 여행이라는 이미지로
가볍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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