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승려, 샤미센의 연주와 막을 여는 노래로 극은 시작, 1592년으로 돌아간다.
불에 탄 잔해, 연기가 자욱한 잔해 속을 걷고있는 종의지.
쓰러져 있는 동래부사 송공의 앞에서 탄식하는 여자 이양녀.
양녀가 슬픔 을 한국전통 노래로 표현한다.
포구에 정박해있는 범선. 배에 태워져 가 는 양녀, 선비, 광대, 도공, 무녀 등
여러 계층의 동래성의 포로들. 종의지가 갑판에 나타나자 범선은 닻을 올리고
일본을 향해 출항한다. 양녀는 얼마 안 있어 쓰시마에 가뭄이 일어나 토지는 마르고
전염병이 만연하며 사람들이 많이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이 대답에 화가 난 종의지는 양녀를 감옥에 넣는다.
그러나 결국 양녀의 예언대로 섬에는 가뭄이 시작 된다.
전투와 천재에 지쳐버린 종의지는 양녀에게 해결책을 묻는다. 도민에게 죄는
없다고 말한 뒤 양녀는 조선의 광대와 무녀들을 모아 기우제(굿)를 행한다.
이 굿이 절정에 달한 순간 돌연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종의지는 언제부터인가 양녀에게 애정을 품기 시작한다.
이를 마리아가 질투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양녀를 방해한 끝에 살해 할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로 끝나고 종의지와 양녀의 사랑이 시작된다.
아이도 태어나고 양녀는 쓰시마의 신의 딸로 숭상된다.
그러나 운명은 잔혹스럽게도 두 사 람을 갈라놓는다.
일본본토에서도 조선인 포로들을 귀국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지고
조선에서도 포로들에게 귀환령이 떨어진다.
헤어지지 않으면 안 되게 된 종의지와 양녀는 아이를 앞에 두고 괴로워한다.
아라리의 이별가.
양녀와 조선인 포로들은 귀국선에 오른다.
종의지는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아들을 가슴에 안은 채 백마를 타고 밝은
태양의 빛 속에서 앞 바다를 달리는 양녀가 탄 배를 언제까지나 보고 있다.
푸른 바다를 뒤로 백의의 양녀와 백마를 탄 장군의 콘트라스트.
조선인 일본인 모두가 아라리를 부르며 조용히 막이 내린다.

PAC2002 (한일공연예술제) 공연된 이 작품은 이윤택이 대본을 쓰고
신주쿠 양산박의 김수진이 연출한 작품이다.
16세기 조선의 무녀와 일본 무사와의 사랑이야기로서 무속에 바탕을 둔 한국전통
연희와 무인의 정신이 듬뿍 담겨있는 샤미센 음악에 맞춘 일본 전통연희극을
한 무대에 올려 중세 한국과 일본의 예의 정신을 같이 보고 생각하는 작품이다.
한일공연예술제란 취지에 맞춰 한일 합동 공연으로 한일 양국에서 각각
공연되는데, 이 작품 공연에서는 극작과 극중 한국무용부분, 그리고 연기, 연출
일본무용 등은 일본에서 맡았다.

이야기는 조선조 임진왜란 시기에 일어난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비극적
사랑이야기지만 미래사고의 한·일 관계가 급속히 구축되는 지금 양국이
역사상 대립관계였던 시대의 이야기를 감히 채택함으로써 서로의
오랜 역사를 이해하고 나아가 우호관계의 촉진을 목적으 로 한다.
그리고 예술사적으로 시대적 배경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던 아픈 사랑의
이야기로서 일본의 전통적 양식과 한국의 전통인 샤머니즘적 양식을
통합한 동아시아의 연극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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