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인공 아다다는 명망 있는 양반이었던 김 초시 집안의 딸인데,
선천적인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다. '아', 혹은 '다'라는 소리만을 낼 뿐이고,
아주 간단한 단어만 불명확하게 말하는 정도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녀를 '아다다'로 부르게 되었으며, 본명은 점차 잊혀갔다.
그녀는 성격 또한 순박해 늘 몸을 아끼지 않고 집안일을 한다.
아다다는 가난한 총각에게 논 한 섬지기를 지참금으로 주고 시집간다.
아다다가 가져온 논 한 섬지기 덕에 가난했던 집안 형편이 나날이 나아지자
시부모는 차츰 마음씨 착한 아다다를 아끼게 되었지만 남편은 재산을 계기로
점차 타락하기 시작해 투기로 떼돈을 벌자 곧 벙어리인 아다다를 미워하더니
총명하고 예쁜 새 아내를 들였고, 남편 뿐 아니라 시부모도 아다다를 구박하게
되었다. 결국 첫 결혼 생활은 5년도 채 되지 않아 파탄나고 친정으로 쫓겨온다.
그 때문에 돌아온 친정에서도 더욱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마을에는 아다다를 짝사랑하던 30살 넘은 수롱이라는 노총각이 있었는데,
아다다는 부모에게 매질을 당해 쫓겨날 때마다 그를 찾아가서 마음의 위안을
얻곤 했다. 처음에 수롱은 자신의 천한 신분 탓에 비록 바보이긴 하지만
차마 초시 집안의 딸인 아다다를 감히 넘볼 엄두도 내지 못했고,
아다다의 부친도 귀족 가문의 체면 때문에 천한 집안 남자인 수롱을 사위로
들일 리가 만무했다. 그러나 아다다의 모친이 사실상 눈감아 주었기에,
수롱은 대놓고 아다다와 교제한다.
어머니의 학대를 견디다 못한 아다다는 마침내 "나와 같이 살자!"고 권유하는
수롱의 청혼을 받아들여 함께 신미도라는 섬으로 야반도주한다.
도주한 후 수롱이는 아다다에게 자신이 10여 년간 모아둔 돈을 보여주며
"이걸로 밭을 사겠다!"고 말한다.
아다다는 돈을 보고 전 남편이 생각나서 얼굴이 어두워지지만,
속내를 모르는 수롱이는 속 편하게 잠이나 잘 뿐이다. 그날 새벽, 아다다는
몰래 돈을 가져가 바다에 뿌려버린다. 자신의 전 남편이 돈을 왕창왕창 벌고는
황금만능주의에 찌들어 구박하기 시작했으므로 수롱이 역시 이 돈으로
더 큰 재산을 모으고 나면 이 남자도 왠지 자신을 못살게 굴 것만 같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이걸 알아차리고 달려온 수롱이는 바다에
흩뿌려진 돈을 보자 경악해서 이성을 잃고 아다다를 발로 걷어차 바다에 빠뜨린다.
아다다는 결국 죽고, 아다다와 돈을 모두 삼켜버린 바다를 말없이 뚫어지게
쳐다보는 수롱이 모습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는 1935년 5월 <조선 문단>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 평북 선천 지방에 실제로 있었던 한 벙어리의 이야기에 힌트를 받아 쓰여졌다. 그리고 이 작품에 나오는 '신미도'는 지도에 나오는 큰 섬으로 배의 군집처로도 유명하다. 계용묵은 자신의 고향과도 가까운 신미도를 무대로 설정하여 백치를 등장시켜 원시적인 강한 향수를 펼쳐 보였다. 이 작품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어 영화로 제작되고 유행가로도 작곡되어 널리 애창되기도 하였다.
이 작품은 주인공인 백치 아다다의 눈을 통해 보인 세태의 풍속과 인심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여 인간 가치의 결정이 물질이 아니고 사랑이란 점을 강조한다. 말 못하는 '아다다'라는 주인공과 돈에 눈이 어두운 인간들의 대립과 비극적 결말을 통해, 즉 행복의 근거를 각각 순수와 욕망이라는 서로 다른 것에서 구하려는 대립된 두 인물의 유형을 통해서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의 충돌 관계를 그리고 있다.

'아다다'의 운명에 굴절을 가져온 것은 물질 위주의 세태이다. 이를테면 아다다의 첫 번째 남편이 원한 것은 그녀가 지참금으로 가져온 논 마지기였으며, 두번째 남편 수롱이가 원한 것 역시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는 일이었다. 첫 남편은 아다다에게서 물질적 이익을 원하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요해지자 아다다를 버렸고, 수롱이 또한 돈 때문에 아내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와 같은 아다다의 순수한 의지와 수롱의 물질적 욕망이 빚은 갈등에서 이 작품의 결말 처리가 강렬한 비극으로 드러나고 있다. '백치 아다다'야 말로 황금 만능의 세태 속에서 순수한 가치를 지향한 셈이다. 계용묵이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이 작품은 인생파적 경향과 예술지향적 태도를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 아다다의 행동은 휴머니즘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생의 보편적 진리에 바탕 둔 인생관을 정립하여 고전주의적 리얼리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비록 백치에 벙어리인 아다다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소유나 물질마저 거부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삶에서 물질주의 삶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연극은 원작을 김경미가 각색하여 극본을 만든 것으로
원작을 쫓아가면서도 아다다를 2인으로 설정한 것이 다르다.
원작에서와 같이 "어버버... 아다다..."하는 대사는 외면의 역이 맏고
내면의 역할은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마음의 소리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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