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지윤 '아빠의 고백'

clint 2025. 2. 19. 16:19

 

 

 

택시기사인 아버지 병수와 딸 선영 사이에 웃음과 대화가 사라진 건 10년 전, 
병수의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부터다. 무뚝뚝한 아버지는 자신보다 더 
무뚝뚝한 딸 선영과 친해지고 싶다. 그러나 딸은 핸드폰으로 남친과 통화해도
자기를 본 채 만 체하다 보니 그 남친이 얄밉기만 하다.
선영이 어느 날 남친에 끌려 신력이 떨어져 거의 사기꾼(?)에 가까운 무당 점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나중에 홀로 찾아가 자신의 엄마를 만나게 해달라 하고
그러려면 현대판 굿을 해야한다는 무당의 말을 듣는다.
그리고 그 굿을 하는 날 엄마를 만나는 선영.
우연히 집에 들른 아버지는 그 장면을 목도하고 자신이 구천을 떠도는
영혼임을 알게 된다. 아내가 죽고 그도 얼마 후 사고로 죽은 것이었고
평상시와 똑같이 택시기사로 출퇴근한 것이다.
동네 편의점에서 자주 만나는 술 친구가 저승사자이고 그의 도움으로
대화가 단절된 부녀를 만나게 한다.... 조건은 그 일이 끝나면 부인을 만나러
저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아빠의 고백’은 표현이 서툰 부녀의 일상을 통해 오늘날 가족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마음과 다르게 표현이 서툰 두 부녀의 얘기로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하염없이 눈물이 나는 좌충우돌 이야기다.

 


작가의 말 - 오지윤
여자로서, 딸로서, 그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인 엄마로서의 입장을 표현한 작품이 많았지만, 아빠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사실 조금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을 보면 커가면서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되며 아빠와는 왠지 모를 어색함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한 일종의 고백 같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없는 것이 아니라 표현이 서툴러 아빠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 때를 놓치고 만 것이라고 변명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아빠라는 존재를 생각하게 해준 이 작품을 새롭게 써보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