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력이 없는 아니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자식들과 그들의 엄마가
미지의 이유로 아버지를 고발하여 고문을 당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도덕과 윤리의 본질적인 부조리를 코미디,
꿈과 같은 요소들과 새디즘적 잔인성을 결합시켜
무의미한 고통과 괴로움을 보여 준다.
줄거리만 추려 놓고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연극을 통해서
아라발은 현대인의 인간 조건을 그 자신의 불안과 신경분열 증상을 투영한
우의(寓意)의 형식을 빌려 극화하고 있다고 보인다.
“두 사형집행인”은 초기의 단막으로 두 아들의 대비를 통하여
어머니의 이중적 자아를 가학적 상황 속에서 그려주고 있는데
아라발의 후대의 작품 경향을 짐작케 한다.
아라발(Fernando Arrabal, 1932-)은 이오네스코 베켓, 아다모프 등의 작가들처럼 프랑스 태생이 아니면서 불어로 희곡을 쓴 프랑스의 대표적 현대 극작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스페인령 모로코 태생으로 스페인에서 자랐고 법학을 공부하다가 1966년에 파리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극작에 손을 댔으나 1960년대에 와서야 비로소 극작가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그의 극작 활동은 두 시기로 나누어지는데 그 첫 번째는 1962년까지로 이 시기에 그는 '부조리의 연극'을 연상케 하는 수법으로 유아적이고 무모한 잔혹성을 그려주고 있는데 이 작품 <두 사형 집행인>에서도 나타나 보인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들로는<싸움터의 피크닉><1952), 〈자동차묘지>(1958) 그리고 〈환도와 리스>(1958) 등의 작품들이 있다. 두 번째 시기는 1962년 이후인데 이 시기에 아라발은 소위 성스러움과 신성모독, 사랑과 육욕, 추함과 거북함 그리고 희극과 비극이 반반씩 뒤섞인 총체적 사육제의 연극을 꿈꾸었다. 이런 연극을 이름 하여 그는 '공황연극' 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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