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무신왕 15년, 고구려와 낙랑, 한(漢)이 날카롭게 대치한다.
고구려는 향후 한과의 전쟁에 앞서, 후일의 위협이 될 낙랑을 제거하고자,
낙랑은 영토확장을 위한 남진 시에 고구려의 참견을 막기 위해 고심한다.
한은 고구려의 동진정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에 삼국은 결혼을 정치수단으로 이용, 서로의 이권을 챙기려한다.
내면적으로는 고구려의 대무신왕은 후일의 왕권의 이양을 위해,
호동은 그 대권을 이어받기 위해, 이 계략에 동조하나,
낙랑의 공주 사비를 만나면서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낙랑은 공주를 이용한 혼인으로 고구려의 약점을 잡으려하나,
이미 집적된 균열과 사랑이라는 변수를 깨닫지 못한다.
낙랑의 사비에는 `자명고`라 일컬어지는 두 오빠가 있으니,
북에 해당하는 충은 왕자다운 위엄을 갖추었고, 피리에 해당하는 운은
수시로 몽환과 현실이 뒤섞이는 신비한 인물이다.
결혼 혼수를 위장한 고구려 군사가 낙랑에 다다르지만
우리는 북과 피리소리로 인해 저지 당하고, 호동은 갇히게 된다.
낙랑의 운명과 호동의 사랑에 갈등하던 사비는 그 사랑에 못이겨
운을 충동하고, 급기야 운은 미쳐버리는데...
고구려는 승전하지만 낙랑의 폐허 앞에서 호동은 죽은 사비를 맞는다.
2001년 공연이 <자명고>라는 부제 하에 호동 왕자와 낙랑공주를 소재로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했다면, 2006년부터는 고구려 제3대 왕인 대무신왕(무휼)을 중심으로 그렸다. 원작자로서 초연 때부터 극본 각색과 작사에 참여해왔던 김진은 무휼의 인생을 그린 1부, 부여와의 싸움을 그린 2부, 낙랑과의 싸움을 그린 3부작을 기획했는데 2006년과 2007년 공연은 그 중 1부에 해당한다. 2011년 공연은 3부를 담아낸 것으로 호동에게 초점을 맞추고 부제도 '호동'으로 달았다.
원작은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한민국의 순정만화다. 작가는 김진.
고구려 초기의 대 부여, 대 중국 정세를 모티브로 대무신왕 무휼의 유년기와
즉위 전후의 부여 정벌, 그리고 유명한 역사 설화인 자명고 이야기를 약간 각색하여
그린 작품이다. 아들 고호동의 비중이 부각되는 것은 중반 이후의 이야기.
1~2부에 해당하는 약 10권까지가 부여와의 전쟁을 다루는 초반,
3부에 해당하는 약 20권까지가 비류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중반이다.
작가의 말로는 약 30권 정도가 완결이라고 하니 4부부터 완결까지가 자명고 이야기부터
무휼의 죽음까지 이르는 후반이다. 특히 바뀌어버린 그림체와 이해하기가 더 힘들어진
연출 때문에 읽기가 힘들다는 의견도 간간히 나오고 있다. 연재처 문제로 이래저래 악운이
많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읽어볼 가치는 있다. 한번 읽고 내용 파악을 하기가 어려운
작품인 것은 확실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니 뭔가 와닿더라는 의견도 있다.
김진이 자신의 만화를 원작으로 소설로 옮긴 작품. '아버지의 나라'라는 부제를 달고 2004년에 1부가 상, 하권으로 출간되었다. 유리의 즉위, 무휼과 연의 혼인, 여진의 사망, 호동의 탄생까지 여러 시간대를 오가며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
2008년에 드라마가 방영되자 양장본으로 재판이 나왔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방영한 KBS2 'HD 특별기획드라마' <바람의 나라> 역시 이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은 강일수 PD가 극본은 박진우 작가가 담당하였다. 송일국, 정진영, 최정원, 박건형 등이 주요 케스팅을 맡았다.
원작가의 글 - 김진
"2천년쯤 전에 한 왕이 살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무휼이고, 유리왕의 세 번째 아들이고, 주몽의 손자입니다. 그에게는 아래로 두 명의 동생이 더 있었던 것 같고, 천인에게 시집갔다는 누이가 하나 있었으며, 두 명의 부인과 두 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셋째아들이라 왕좌와 멀었습니다. 허나, 형들이 차례로 죽어 결국 왕이 되었고, 왕이 되어서는 부여와 진 싸움을 했고, 뒤에는 한의 변방태수에게 머리를 숙였으며, 한에 조공도 했습니다. 그가 죽자, 동생이 왕위에 올랐고, 이후 왕이 된 아들은 신하에게 시해되었으며, 손자는 역사 속에서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죽어서 대무신왕이라 고 불렸습니다." 처음 만난 그는 그렇게 일면 초라했습니다.
이 여행의 시작은 아마도 책읽기를 하던 중 문득 글줄들 속에 숨어있는 그의 어두운 얼굴을 엿보게 되면서부터인 듯합니다. 역사 속에서 그가 어떻게 살았고 생각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는 '바람의 나라' 속의 무휼과 비슷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게 들킨 얼굴은 그의 얼굴이 아니고, 바로 작가인 저 자신의 얼굴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바람은 그의 기록을 의심하지 않는데서 출발하여, 작가이며 동반자인 제가 그를 이해 하려 노력하고, 잃은 무언가를 찾아 함께 여행하며, 어떤 뜻을 세우고 어떤 고구려를 같이 세워가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무휼은 제게 '고구려의 왕이며, '바람의 나라의 왕'으로, 동시에 '우리 왕'이 되었습니다. 이제 그가 무대 위에서 다른 여정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무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그를 다른 마음으로 지켜봅니다. 제가 사랑하는 그가, 더 이상은 다치지 않고 묻히지도 않는 하나의 인생으로 존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같이 하고 있는 이 길고 긴 여행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말이죠. 저를 초대해주시고, 그와 그의 사람들을 불러 무대 위의 여행을 시작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람과 함께 같이 걸어가 주시는 여정의 오랜 친구들에게도요.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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