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의 혼령 3인이 나와 어지럽고 부패한 나라를 구할 인물을 물색하다가
홍길동의 20대 후손인 홍길동을 지목한다. 그는 계룡산에서 도를 닦고 무술을
연마하던 중이었다. 1960년, 서울에 상경한 홍길동은 서울역 일대를 주름잡는
거지패를 찾는다. 이들도 조직이 있는데, 독사란 왕초 밑에 심복 6명과 수백에
이르는 조직원이 있는데, 일거에 홍길동이 장악한다. 그리고 활빈회를 만든다.
행동강령도 만든다. 도탄에 빠진 국민을 위한 정의로운 일이다.
이때는 자유당 시절, 정치깡패 이정재가 정권의 비호아래 폭력을 휘두르며
정치판을 뒤흔들던 시기이고, 이기붕이 부통령 선거에 출마했기에 야당탄압을
노골적으로 한다. 물론 경찰조직도 모두 이기붕 휘하에 있었고.
그러나 홍길동의 개입으로 사사건건 불법적인 이정재 패거리의 행태가
밝혀지고 홍길동과 활빈회의 정의로운 활동이 신문에 날 정도로 퍼진다.
민심이 동요하자 이기붕, 이정재는 더욱 강한 수를 쓰다가 결국
대학생, 시민들, 중고생들 까지 들고일어나 4.19가 일어난다.
결국 이기붕은 가족들과 집단 자살하고,
홍길동과 이정재는 최후의 대결을 벌인다. 승자는 누구일까?
소설가 박양호의 <서울 홍길동>은 시대 배경을 20세기로 옮겨 권력의 허위의식을 신랄하게 꼬집은 작품이다. 이승만정권의 부패상과 관료들의 비리, 사이비 종교지도자의 혹세무민, 군사쿠데타의 현장 등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복잡한 심리묘사를 배제하고 속어와 비속어를 자유롭게 구사해 무협소설처럼 속도감있게 읽힌다.
유신시대에 발표했던 소설이 긴급조치 9호에 저촉된다하여 기소된 체험을 갖고 있는 박양호 작가가 허균의 「홍길동전」을 패러디한 장편소설이다. 홍길동의 20대손 홍길동이 서울역으로 올라와, 거지들을 모아 활빈회를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돌보려 하고 자유당 정권의 정치 껑패를 몰아내고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적대 세력에 의해 좌절되는 과정을 그렸다. 홍길동의 20대손인 정의감 넘치는 길동을 모델로 자유당 시절부터 5.16 혁명까지의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썼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극단 시민극장(독립극장의 전신)에서 공연하려고 각색본을 공윤위에 제출했으나 대폭 수정에, 이기붕, 박마리아, 이정재 등 실명을 가명으로 바꾸라는 지시로 공연을 포기했다고 한다. (1986. 2월 공연 예정)
소설가 박양호(朴養浩)<1948~>는 서라벌예대 문창과 출신으로 중앙대대학원과 전북대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국어교육과 교수를 역임했다. 소설문학상(84)/ 대한민국 문학상(91) 박영준 문학상(95) 광주시문학상(96) 조연현 문학상, 서라벌문학상 (97)을 수상했고, 소설로는 마음의 소방관(74)/ 새벽의 춤(78)/ 서울 홍길동(79)/ 늑대를 찾아서· 흔들릴 때마다 한자(80)/ 귀 좀 빌립시다(81)/ 도끼와 바늘(82)/ 별(85)/ 지방대학 교수(87)/ 연극연습(89)/ 슬픈 새들의 사회(91)/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92)/ 포경선 작살 수의 비애(93)/ 벼락클럽·늑대(9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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