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경박한 마리가 자신의 잘못(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으로
정식애인(디키)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혼란과 고통에 빠져 있을 때
쟝은 그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감싸주기 위해 마리와 결혼을 한다.
그후 5년 동안 마리는 쟝이 모르는 사이에 다른 남자들과 많은 교제를
하던 중 또다시 절망에 빠지는 상황이 된다.
그녀의 애인인 가스똥이 그녀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마리는 관대한 동생인 끌로떼르에게 가스똥을 돌아오도록 설득시키기 위해
그에게 전화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통화가 중간에 지체되는 바람에
쟝이 수화기를 들게 되고 "남자같은 목소리"가 끌로떼르와 마리에게
전하는 말들을 듣게 된다. 난처한 끌로떼르는 그의 고지식한 매형에게
그 굵은 목소리의 장본인은 자신의 여자친구였다고 말한다.
우스운 상황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가스똥을 못만난 마리가 들어온다.
슬픔에 가득찬 그녀를 쟝은 따뜻한 애정으로 감싸준다.
그의 사랑에 못이겨 마리는 쟝에게로 마음이 다시 돌아선다.
그러나, 또다른 남자와 사귀고 결국 쟝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쟝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한 끌로떼르는 마리를 붙잡으려고
모든 방법을 다 써본다. 그러나 끝까지 고집하는 누나에게 환멸을 느끼고,
스스로 그녀를 떠나 인생에서 처음으로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떠나기전에 마리 대신 이 나쁜 소식을 쟝에게 전해야만 하는
불쾌한 임무를 떠맡게 된다. 결국 끌로떼르는 낙천적이고도 신뢰하는
성격인 쟝을 설득시키지 못하고, 마리에게 쟝을 남긴채 나간다.
쟝은 마리의 흥분된 말들을 다 들은 다음에 자신의 마음을 상징하는
의미깊은 이야기를 그녀에게 들려준다.
마리는 쟝의 설득에 이끌려, 남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쟝의 진실된 사랑이 그녀의 변덕스러운 마음을 감동시킨 것이다.
"천연기념물 쟝"(원제: 달나라의 쟝)은 자신의 맹목적인 사랑과 끈질긴
신뢰로, 바람기 있고, 거짓말장이에다 불성실한 한 여자의 마음을 마침내
사로잡아버린 한 낙천적인 몽상가의 이야기이다.
1929년에 발표된 이 작품이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도 공감이 가는 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작품이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장막극임에도 지루하지 않는 건 바닥에 깔려있는 여러 상황들
재미있게 써낸 작가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마르셀 아샤르(Marcel Acnard, 1899-1974)
국내 처음으로 소개되는 마르셀 아샤르는 1930년대 - 50년대까지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프랑스인들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다. 그는 1899년 프랑스의 중부 지방 "리용"에서 태어나 처음에는 곡마단의 익살극 작가로 시작하여 대중적인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천연기념물 쟝"은 1929년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작품세계는 연극의 철학이나 드라마틱한 주제 또는 특별한 무대철학이 없다. 그러나 그는 우리 주위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선택해서 주인공의 꿈과 현실 사이에서 왔다 갔다하는 몽상가이면서도 짙은 인간애를 소유한 성격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주로 속임을 당하는 남자들, 수줍거나 천진해서 일반적으로 바보로 보여지는 사람들의 가장 선하고 진실한 부분을 부각시켜 인간의 본질에 가까이 접근하며 인간의 이중성을 훌륭히 표현하는 성격 구성의 완벽한 테크닉을 구사하여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인간은 아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탁월히 표출해 냈다. 그의 흘러넘치는 익살과 즉흥적인 대사의 번뜩이는 재치는 그 시대의 유명한 배우들에 의해 더욱더 빛날 수 있었다. 천연기념물. 쟝의 초연시 루이 주베가 쟝을, 미셸 시몬이 상대역을 하여 명콤비를 이루며 1929년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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