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희곡은 셰익스피어의 걸작 '로미오와 줄리엣'을 작가 마음대로 해체한 작품이다.
400년 전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이 지난 후, 화해하지 않은
캐퓰릿 가와 몬테규 가는 앙숙의 관계로 대를 이어오다 2016년 뉴욕의 대기업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정략결혼을 위해 열린 캐퓰릿가의 파티에서
줄리엣은 사랑 없는 결혼을 피하기 위해 하녀 주리를 줄리엣으로 변장시켜 파티의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파티에 참석한 로미오는 하녀 주리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주유 회사 아들 하킴과 연애 중인 줄리엣은 가짜 약을 먹고 영안실로 옮겨지는데….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은 로미오도 줄리엣도 아닌 줄리엣의 하녀, '주리'.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부모가 미국으로 이민 온 한국인이다.
어린 나이로 주리는 캐플릿 외동딸인 줄리엣의 하녀로 살아가게 된다.
줄리엣의 하녀일 뿐이라는 콤플렉스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미래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는 주리. 어느 날 그녀에게 사랑이 찾아온다.
캐플릿가의 파티가 곧 시작될 무렵 파티에 참석할 준비에 바쁜 줄리엣은
열등감에 시달리는 주리에게 자신에게 남아도는 보석장신구와 옷을 주며
파티에 참석하라고 권한다. 주리는 보석과 옷으로 치장하고
마지못해 파티에 참석하고 거기서 멋지게 노래를 부른다.
그때, 몬테규 가문의 외아들 로미오가 주리를 보고 한눈에 반해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그러나 주리는 자신을 줄리엣으로 착각한 로미오에게
차마 신분을 밝히지 못하고 줄리엣이 있는 방 발코니 밑으로 찾아온
로미오를 속이며 줄리엣 행세를 하고 만다.
한편, 캐플릿과 몬테규는 어렸을 적부터 원수지간으로 지내며 자란 사이이고,
중년이 되서도 화해는커녕 두 집안 친척들까지도 서로에게 앙숙 사이이다.
그러나 21세기 현재는 이해관계에 따라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불확실성의 시대. 애들이야 어른들의 음흉한 속을 알 수 없는 것.
캐플릿가의 티볼트가 캐플릿의 속뜻도 모르고 로미오의 친척 머큐쇼를 죽이고
몬테규 외아들 로미오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피를 부르는 총 싸움이 벌어진다.
그 현장에 함께 있던 주리는 티볼트에게 한눈 팔게 하여 로미오의 승리를 부추기고
결국 티볼트의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몬테규와 캐플릿은 서로 필요에 의해
아들과 딸을 정략적으로 결혼을 시킨다. 사람들이 경악하고 혼란스러워 할 때
주리가 결혼식을 주재하는 로렌스 신부 옷 속에서 튀어나와 로미오 옆에 서고
줄리엣은 어수선한 틈을 사랑의 줄행랑을 친다.
주리와 로미오는 사랑의 동반자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맹세한다.
로렌스 신부로 가장한 주리의 아버지 앞에서...
<작가의 글>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지고 청소년들의 꿈과 절망, 아픔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 성숙한 성인으로 완성되어 가는 모습과 명작이 주는 맛깔스러움과 향기를 통해 이 연극을 보는 이로 하여금 정서 순화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작금의 시대는 대중들이 주도하는 시대다. 명문도 상류층도 없다.
그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이제는 대중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야 그들의 존재도 가치가 있고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大衆의 구성원인 평범한 하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명색이 명문가며 상류층인 몬테규 가의 외아들 로미오와의 가슴 아픈 사랑을 통해 계층 간의 반목과 불신을 사랑의 고귀함으로 拂拭시키코자 미흡하나마 졸작을 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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