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황이선 '금수우진전'

clint 2024. 6. 28. 06:49

 

 

 

여기, 우진이라고 불리는 금수들이 있다.
누구도 돌보지 않는 길고양이
짝짓기에 실패하는 반딧불이
탈출을 감행한 고릴라
사냥(살육)이 적성에 맞지 않는 늑대
풍요의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한 비둘기
동면을 취하기 위해 고시원을 찾은 개구리
광명을 이룩한 두더지

 



"우주가 진동하는 거야. 진동하는 우주. 우진, 네 이름이야."
각기 다르나 모두 우진이 된 금수들이 다양한 인간들을 

만나면서 펼쳐지는 유쾌하고도 씁쓸한 좌충우돌 현대우화.
결국 전 인류가 화성으로 이주하고 지구에 홀로 남은

 "비로소 인간 우진" 에게는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

 



'금수우진전'은 문명 안에 들어온 동물들을 통해 도시금수 곧 인간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사랑을 주고받음과 동시에, 상처를 주고받는 시대를 살아간다. 관계에 지쳐 결국 관계의 독립을 선택하게 되는 작품 속 비로소 인간 우진'은 태생적인 쓸쓸함과 영원의 고독을 홀로 감당하게 된다. '우진'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과정을 공유하며 인간이기에 행해지는 많은 일들, 인간이기에 마땅히 이뤄진 일들의 연속에서 지금의 '나'를 발견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글 - 황이선 
어떤 조롱은 서글프다. 쓸쓸하다.
어떤 이의 조롱은 조롱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의무감마저 느껴진다.
나는 상상했다. 
어쩌면 그는 사랑하다 받은 상처 많아
복수하다가 도리어 상처받아,
속는 것도 속이는 것도 익숙해져,
너와 내가 만나기 거부하는 조롱이라고.
도시에 사는 금수들이 때때로 그렇다. 조롱을 일삼는다.
그럼 좀 덜 외로울까봐

 

황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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