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창활 '마술사의 제자'

clint 2024. 5. 24. 18:23

 

이시애는 신인 소설가이다.

결혼한 부인이지만 자신의 꿈을 소설창작으로 이루려 한다.

남편 황대우는 건장한 몸이지만 의처증이 있다.

특히나 요즘 들어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그러나 시애는 그러려니 하고 무시한다.

시애는 출판일을 하는 문학평론가 이정민이 그녀의 문학 선생이다.

이번에 집필하는 <완전범죄>라는 소설도 어느 정도 써내려 가자

이정민에게 보여주고 그의 평을 듣는다.

이정민은 <완전범죄>란 미완소설, 중간까지를 읽고

시애의 창작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잘 썼다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작중인물의 세밀한 심리묘사도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소설 <완전범죄>의 내용은 이렇다

 "결혼생활에 실증이 난 어떤 젊은 여자가 있다. 그 여잔 자유롭고 꿈 많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어떤 범죄를... 계획한다. 그녀는 가상의 애인을 하나 만들어서 그 인물에게 묘하게 현실성을 부여한다. 그 여자의 남편은 그 있지도 않은 친구 때문에 질투에 빠지게 되고어느 날 자신 외출한다고 한 날, 그 애인이 찾아오자 그를 죽이게 되고, 자신도 자살하는 얘기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이 현재 시애와 남편 황대우의

상황과 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물론 이정민이 방향 잡아준 대로 롤 모델을 정해서 잘 썼지만 마지막 결말이

너무 마음에 안 닿아, 그녀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집에서 혹시나 아내의 애인을 기다리는 남편에 걸려

무참히 살해당하고 황대우도 자살하게 된다.

그리고 소설과 실제 인물들이 만나는 환상장면에서

이 사건의 재판이 벌어진다. 이시애가 피의자이다.

과연 이시애는 어떤 판결을 받을까?

 

김창활 작가

 

이 작품은 김창활씨의 1967년 한국일보 장막공모 당선작으로 1969년 극단 신협에서 공연된 작품이다. (연출 이해랑) 거의 57년이 지난 현재 이 작품을 읽고 깜짝 놀랐다. 시대를 현재로 바꿔도 어색하지 않을 현대극이며 특히나 여주인공 시애가 쓴 소설과 이 작품이 묘하게 일치하여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며, 3막에서의 현재와 소설의 주인공들이 환상 재판정에서 만나 난상 토론을 벌이고 유무죄를 가리는 장면은 압권이다. 마치 루이지 피란델로의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을 한국판으로 무대를 옮겨 놓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고, 극중 관객이 무대에 올라와 아내의 애인을 죽인 황대우에게 당신은 엉뚱한 사람을 죽였어! 나 이 연극 3번 본 사람이야!” 라고 한다.

소설속의 주인공들도 나름 자신들의 할 말을 다 한다. 오히려 논리적인 측면에서 현실을 사는 사람들보다 더 자유스러운 것 같다이 작품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 대본만 읽고 공연자료를 찾는데 1969년 신협 공연에 당시 TV 탤런트였던 윤여정씨가 처음 연극무대에 출연한 작품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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