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지오노는 프랑스의 어느 황폐한 황무지 지역의
산악지대를 여행하다가 노인을 만나게 된다.
양을 치는 노인은 지친 그에게 물을 주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이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하루를 그의 집에서 묵게 해 주었다.
지오노는 그가 행하는 이상한 행위를 알게 된다. 그는 도토리 한 자루를 준비하여,
그 속에서 가장 굵고 알이 좋은 도토리 100개를 골라냈다.
다음날 그는 황무지에 그 100개를 아주 정성스레 심었다.
그는 아내와 자식은 잃고 찾아온 이곳에서 3년 전부터 도토리 심기를 계속
하였으며, 그렇게 하여 지금까지 십만 그루의 도토리를 심었으나,
그중에 싹이 나온 것은 불과 2만 그루였다고 설명했다.
그 중 절반은 죽을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엘제아르 부피에`였으며, 달리 할 일이 없기에
이곳을 생명의 땅으로 바꾸어 보고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한 아주 많은 나무를 심겠다고 말했고,
지오노는 그에게 아주 깊은 인상을 받고는 그곳을 떠난다.
1914년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지오노는 5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전쟁의 갖가지 참상을 겪고난 지오노는 전후 일상에 지쳐서,
옛 황무지로 발길을 돌렸다. 황무지는 이미 숲이 되어가고 있었다.
숲은 세구역이나 되었는데, 제일 넓은 곳은 폭이 무려 11킬로미터였다.
벌을 치는 모습으로 만난 부피에는 5년 전 심었던 자작나무들이
다 죽어버린 아픔도 담담히 말했다. 지오노는 그의 인격에 너무나 감동하여
1920년 후부터는 매년마다 부피에를 찾게 된다.
산림감시원들은 숲이 저절로 자랐다고 신기해했고, 도리어 부피에에게
산불이 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당부한 뒤 떠났다.
나중에 정부 대표단들이 와서 시찰했는데, 그들 역시 숲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그러나 누구도 부피에 혼자 그 숲을 만들어 냈다고는
생각 못했기에, 부피에는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1939년에 일어난 세계 2차 대전 때, 당시의 연료였던 나무 공급을 위해
숲은 파괴될 위험에 처했지만 다행히 그 위기는 무사히 비껴가고,
부피에는 묵묵히 나무 심는 일을 계속한다.
세월이 흘러 1945년에, 지오노는 아주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황폐했던 마을에 물이 흐르고,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죽었던 마을이 되살아나 있었다.
나중에 새로 이주해온 사람들까지 불어나 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부피에 덕분에 아주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1947년에, 부피에는 편안하게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뮤지컬. 캐나다의 프레드릭 백이 만든 애니메이션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프랑스의 프로방스 고원지대에서 묵묵히 도토리나무를 심어온 양치기 노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연히 이 지방에 들렀다가 양치기 노인을 만난 한 작가가 궁금증 때문에 계속해서 노인을 찾는다. 세계대전이 두 차례 지나가는 동안에도 노인의 나무심기는 이어졌고 결국 황무지는 푸른 숲으로 바뀐다. 마음을 힐링해주는 작품이다. 2003년 유시어터 뮤지컬 공연은 고성일씨가 극을 쓰고 이경재씨가 작곡을 맡았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출신 캐나다 에니메이터 프레데리크 바크(Frédéric Back, 1924~2013)의 동명 애니메이션은 30분짜리 단편이며, 1987년작이다. 셀 애니메이션 항목 개요를 보면 알겠지만, 애니메이션 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불투명 셀 위에 테레빈유를 사용한 컬러 연필로 그렸는데, 작업 기간 5년 6개월 중 4년만 어시스턴트 1명 둔 것 빼고는 혼자서 작업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작업 도중 애니메이션에 사용하던 화학 물질을 잘못 만져 한쪽 눈을 실명하게 된다. 이러한 노고의 대가로 프레데리크 바크는 두 번째 오스카상을 수상한다. 이 작품이 칸 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기립 박수가 터졌으며 프레데리크 바크를 존경해 오던 타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는 침이 마르도록 호평하며 전설이라고 격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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