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최원종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

clint 2024. 4. 1. 11:30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은 야구용어다.
삼진의 한 종류로, 1루가 비어 있거나 혹은 2사 상황일 때 3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정규포구하지 못 할때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타자는 1루로 진루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며, 포수는 빨리 공을 잡아서 타자를 태그아웃하거나 1루로 송구하여 포스아웃시켜야 한다. 대부분 타자는 아웃당하는 편이지만 해당 타자가 아주 날렵한 타자이거나 포구 실패로 인한 공이 너무 멀리 가면 1루에서 사는 경우도 있다.



1.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야구선수 실버와 닐스
17살 동갑. 4번타자 실버와 7번타자 닐스.
건물옥상에서 만난다. 실버의 생일이다.
닐스는 생일케익과 요리책을 선물한다.
"남편이 가르쳐주는 요리 대백과사전” 
둘다 불우한 환경에서 야구선수로 대성하고 싶은데...
이들은 동성애자이고 서로를 잘 안다.
실버는 보물섬에 나오는 선장이고 
닐스는 옛날 만화영화에 나오는 난쟁이 캐리터다.
생일케익에 촛불을 켜고 축하 음악을 들으며
건배주를 마시는데... 차츰 분위기가 이상해진다.
휘발유통이 있고 라이터을 찾는 것... 
이들은 동반자살을 준비했던 것이다.
그리고 실버가 먼저 불을 붙이는 순간 암전된다.

2.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한다 
무대는 정신병동 치료실이다. 
얼굴이 심한 화상인 실버와 조금 화상당한 닐스.
그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에 있는 것같다.
가끔은 야구장으로 가서 스윙연습도 한다.
병실에서는 닐스가 보호사와 같이 실버를 돌본다.
실버가 치료에 고통받을 때 닐스는 도와주고
거기의 의사나 보호사와도 말다툼이 자주 난다.
닐스는 어떻게든 실버를 돕고 그의 해적의 꿈에도 동조한다.
그러나 다정이란 여자가 등장하며 급변한다.
다정이는 닐스의 여친으로 서로 무척 좋아했던 사이였다.
갑자기 사고 후 잠적한 후 그녀는 몇 개월 간 닐스를 찾았던 것이다.
그리고 닐스와 다정의 여러 대사가 실버와의 대사와 겹친다.

"남편이 가르쳐주는 요리 대백과사전” 도 다정이 준 거다.
또 실버는 분신 이후 바로 죽었다고 한다.
닐스는 전신분열로 정신병동 치료에 수감되어 있는 것이다.
의사는 야구감독처럼 닐스에게 인생은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닐스는 "나는 나를 사랑한다."고 외친다.   

 

최원종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