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성범죄율을 낮출 수 있는 복지정책으로
'로봇섹스 이용권'을 제공한다.
남자라면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여자로봇과 섹스 할 수 있는
복지혜택을 받는 것이다.
'최현'은 인간과 로봇의 섹스는
불결한 행위라 간주하고 거부하지만
친구 '정백'은 일주일에 한 번도 부족하다.
정백은 현이의 명의를 빌려 '보건관리소'에 다녀오고
현이에게 여행권 선물을 제공한다.
현이의 보건증을 확인한 여자친구 '민지'는, 남자친구인 현이가
로봇과 섹스했단 사실에 분개하며 일시적 이별을 선고한다.
정백은 민지의 행동을 두고, '남자를 이해하지 않는
잘못된 페미니즘'이라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현이를 데리고 '로봇섹스 보건관리소'로 방문한다.
거기서 현이는 17번 섹스로봇을 만난다.
17번과의 잠자리를 통해 혼란을 겪는 현.
17번 로봇에게 인간보다 더 인간다움을 느낀 현이는
그녀에게 '사라'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다....
2021년 윤대성 희곡상 수상작이다.
혼자가 익숙해진 오늘날, 타인과의 관계는 어떤 의미일까?
가족의 안부전화가 없다면 하루에 자신을 찾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몇 번이나 들어 볼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고독과 공허함 속에 침체되어지는
인간이 '인간다움'을 찾는 방법이 무엇일까, 란 의문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소외, 고독, 고립, 공허함' 위 단어들이 문학사에 등장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우리는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대처를 잘 해왔으며,
앞으로도 문제없이 살아갈 것이다. 적어도 피상적으로는 그렇다.
극 77번」은 로봇과의 섹스를 다룬다.
등장인물 '현'은 '소외, 고독, 고립, 공허함'에 놓인,
오늘날 우리들의 대변인 일 수 있다.(혹은, 등장하는 모두가 그럴 수 있다.)
현은 섹스로봇 '17번'에게 인간보다 더한 인간다움을 느낀다.
그가 로봇에서 느낀 인간다움은 어디에서 왔을까?
숭고한 인간다움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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