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신은수 '가면의 춤'

clint 2023. 12. 12. 13:01

 

 

 

조선인 평민 출신으로 육군 중장에 오른 한익서는

1년간의 필리핀 포로수용소장 복무 후 1945년 여름, 일본에 돌아온다.

비행장에서 돌아가는 길에 들른 아오야마의 작은 신사에서 

미세모노(에도 시대부터 번화가나 가설극장에서 기예나 기형, 진기한 것들을

보이며 행했던 서민 흥행물)를 홍보하던 장님 할멈을 마주하게 되고,

장님 할멈으로부터 인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의도와는 다르게 인어를 사게 된다.

한익서의 죽은 아내의 동생, 무용가 최희윤은 한익서의 과거 부관이었던 일본군 장교인

남편 우메즈와 함께 한익서가 필리핀에 있던 동안 한익서 부부가 살던,

정원이 아름다운 이 집을 맡아 살고 있었다.

한익서가 돌아온 날 조선인 신문기자 김만승이 찾아오고,

한익서에게 과거 대한제국시절 일본의 유학생 신분이었던 조선인 동기생들과

아오야마에서 맺었던 맹세를 지키라는 편지를 전달하며,

일본군을 떠나 만주 광복군으로 가기를 재촉한다.

 

일본 천황의 어전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된 한익서는 첫 참석을 마친 후 무언가에 이끌리듯

가부키 공연장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여성 역할을 맡아하는

남자 가부키 배우 오카미 타마노스케에게 매혹 당한다.

부인이 죽은 후, 갑작스럽게 조선 후작의 딸인 젊은 홍영신과 혼인을 했던 한익서는

홍영신을 도쿄로 부르게 되고, 홍영신은 최희윤 부부와 함께 이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런 상황 탓에 홍영신은 항상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사관학교를 마치고 일본군 장교로서 복무를 시작한 한익서의 아들 한기진은

홍영신에게 강한 거부감을 보였지만 그녀의 순수성에 마음의 문을 열게 되고

점점 그녀에게서 갈구하던 모성애를 느껴 가게 된다.

오카미는 최희윤의 언니가 죽기 전 심었던 정원의 피안화를 바라보며

언니의 의도를 짐작해서 말해주고, 한익서가 포로수용소 시절에 썼던 참회록을 발견하고선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된다. 평소 유흥으로 전락한 현재의 가부키에서 벗어나 과거,

원초성을 지녔던 제의적 예능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오카미는

한익서의 참회록을 바탕으로 한익서와 함께 새로운 가부키 대본을 써가게 되지만

한익서는 점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계속된 패배와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원폭마저 있자

일본 내각은 천황제를 유지해 준다는 조건으로 연합군의 항복을 수용하자는 방향으로 기울고,

천황 역시 동의하지만 끝까지 항전하자는 움직임이 일본군 청년 장교들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한기진 역시 이런 움직임에 개입하여 여러 갈등을 일으키고,

최희윤은 한익서와 홍영신 간의 일을 폭로하게 된다.

또한 한익서는 오카미로 인해 점점 변해간다.

 

신은수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에 당선, 2008년 거창국제연극제 세계초연희곡공모 대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옥랑희곡상을 수상했고, 2011년 명동예술극장 창작팩토리 연극대본공모에 선정된바 있으며, 2014년에는 명동예술극장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대본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전국창작희곡공모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통영연극예술축제 창작희곡공모에서 희곡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대본공모에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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