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지수 '어느 공원 이야기'

clint 2023. 6. 6. 12:56

 

무섭지 않은 귀신이 나오는 작품이다. 무대는 한적한 어느 공원. 평범한 20대 여성인 미옥은 귀신이다. 귀신이라 별 할 일이 없다 보니 자주 여기에 오는 고교생 석진과 승현을 보고 특히 석진이 한숨 쉬는 횟수 세는 게 일상이 되었다. 고교생 석진과 승현은 으슥한 이곳에서 담배를 몰래 피우고 앞으로 뭘 할지 고민하는 그들을 본다. 고교생들 눈에는 안 보이는 귀신을 그들이 주워들은 소문대로 얘기하는데, 20대 처녀가 폭행 살해 됐고 귀신이 되어 이 공원을 떠돈다는 소문그런 얘기를 듣고 뭔가 말을 걸어보려는 미옥에게 분위기 싸해 지며 도망가는 고교생들그렇게 10대에서 60대 까지의 석진과 승현이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한숨 쉬는 횟수를 기록하는 미옥. 그사이 석진은 군대를 다녀왔고 어느 후진 대학에 들어갔는데 적성에 안 맞는다는 얘기로 한숨 쉬고 30대에는 영화감독이 되어 이 공원에서 귀신이야기를 만들다가 주연 여배우가 미옥을 보고 놀라 도망가는 둥여러 에피소드가 일어난다. 40대에는 가정을 꾸리고 일하는 그들 모습을 보았고 50대에는 승현이 졸지에 죽어 같이 공원에서 만난다. 미옥의 기일 날에 쵸코파이를 들고 공원에 오는 미옥의 언니는 할머니인데, 동생 미옥이 죽은 이야기를 해준다. 미옥이 좋아하는 쵸코파이를 이 공원에서 먹다가 목이 메어 죽었단다. 그래서 기일에는 쵸코파이와 딸기우유를 놓고 동생을 기린단다… 60대가 된 석진은 아직도 한숨을 푹 쉰다. 미옥은 친구였던 승현에게 물어본다. 석진이는 왜 저렇게 한숨을 쉬어?” 그러나 별 이유가 없단다. 그냥 습관인 거 같단다. 미옥은 아마도 쵸코파이 먹다가 한숨이라도 쉬었으면 조금 더 살 수 있었던 자신의 후회가 한이 맺혔던 걸까?

 

 

박지수

1985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계명대학교 연극예술학과를 졸업한 후, 대구 극단 처용에서 극작, 연출, 배우, PD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2014년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극단 에테르의 꿈을 창단하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활동을 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일상적이면서 사회적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내고 있는 <게스트>, <백열등:주광성벌레들>, <해밀> 등 여러 희곡들을 공연으로 발표하였으며,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태백산 호랑이>, <자유의 불씨> 등의 희곡 또한 공연으로 발표하였고, 꿈을 기반으로 한 <꿈을 찾아라!>, <놀이터에 찾아온 크리스마스>, <응답하라 2018> 등의 희곡도 집필하여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2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무좀>이 프리미어 스테이지 최종 선정작으로 선정되어 수상한 바 있으며, 1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젊은 연극인상’, <12KM>를 통해 제38회 대구연극제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도 대구에서 희곡과 시나리오를 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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