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양수근 '옆집 여자'

clint 2023. 4. 27. 09:30

 

 <옆집 여자>는 한 아파트의 같은 10층에 서로 이웃인 두 부부의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에서 재미가 되는 포인트는 두 부부의 관계이다. 
교수인 김선동과 프로그래머인 고은빈 부부의 옆집에 
의사인 강한수와 어린이집 원장인 김정선 부부가 이사를 왔다. 
그런데 선동과 정선이, 은빈과 한수가 과거 서로 첫사랑이었고, 
이들은 서로 헤어져 운명인지 우연인지 헤어진 연인끼리 부부의 연을 맺은 가운데 
이들이 서로 이웃으로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첫사랑의 과거를 서로의 배우자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서로 몰래 만나며 과거의 일을 비밀로 하자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재밌게 표현된다. ...... 
이 희곡의 묘미는 상황이 주는 해프닝이다. 
다만, 해프닝이 다소 작위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이러한 해프닝과 작위성이 만나 아이러니를 창출하기까지 한다. 
그러한 인위적이랄 수도 있고, 우연적이랄 수도 있는 구성적 관계가 
보는 이로 하여금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뻔한 당연함의 사이를 왔다갔다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희곡이 갖는 재미랄 수 있을 것이다. ...... 
희곡 <옆집 여자>의 가벼움이 좋다. 
애써 깊은 의미를 주려는 주제(메시지)성에 함몰되어 철학적이라느니, 
사회적이라느니, 이념적이라느니 하는 식의 관념화보다는 
희곡 < 옆집 여자>와 같이 해프닝적 상황으로 한 순간이나마 부담없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그 가벼움이 좋은 것이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정은 '여기'  (1) 2023.04.29
김응수 '시도Ⅱ'  (1) 2023.04.27
이재상 '만조화락'  (1) 2023.04.26
박지선 '지상 최대의 쇼'  (1) 2023.04.25
윤미현 '바바리맨-킬라이크아이두'  (2) 2023.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