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오혜원 '일요일 손님'

clint 2021. 12. 13. 13:30

 

 

 

한가로운 일요일 저녁, 아직 신혼부부나 다름없는 봉호와 미옥 부부는 로맨틱한 일요일 저녁을 보내고자 한껏 들떠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불청객의 방문! 갑작스런 불청객 골키퍼의 방문으로 일요일 저녁의 황홀한 계획은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리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다. 점점 꼬여만 가는 상황들, 그리고 넉살 좋은 골키퍼의 말 한마디에 오히려 분통을 터뜨리게 되고..... 눈치 하나만큼은 진짜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이 일요일의 손님과 신혼부부의 한판 대결! 일요일 저녁의 유쾌한 전쟁이 벌어진다.

 

 

 

작가의 글 - 오혜원

사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제목이 제법 그럴싸한 작가의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누구처럼 청년 문학도도 아니었고, 밤을 지새우며 죄없는 종이들을 박박 구겨서 휴지통에 버린 기억들도 나에겐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땐 그냥 연극을 혼자서 짝사랑 하던 주변인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젠, '작가의 글'을 쓴답시고 온갖 폼을 잡고 있으니, 뭐 내가 그렇게 오래 산 것은 아니나 그래도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 작품을 쓰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그때 우리 집에 그 일요일 손님이 오지 않았더라면 이 작품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나 평온한 일요일 저녁 시간에 과감하게 우리 집의 문을 노크한 그 손님은 우리 가족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참 너스레를 떨다가 아주 기분 좋게 돌아간 걸로 기억하고 있다. 그 손님은 약속날짜를 잘못 알고 찾아온 것이었지만 전혀 예기지 않던 방문은 꽤나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손님이 돌아간 후 난 노트에 한 문장을 휘갈겼다. "일요일 저녁, 갑작스러운 방문, 침범!!!"

이 한 문장으로 모든 게 시작되었다. 시작은 있었지만,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결말이 어떻게 날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다만 여행의 여정만이 날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내내 행복했다. 이제 이 여행의 종착역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부디 이 여행이 공연에 참가한 모든 사람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든든한 조력자 부모님과 민승군에게도, 그리고 윤대성 선생님. , 이 작품을 쓰게 해준 그때의 그 일요일 손님에게도...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송림 '우리들의 광시곡'  (1) 2021.12.14
이윤설 '옆에 있어 드릴게'  (1) 2021.12.14
마미성 '누드 모델'  (1) 2021.12.13
류수현 '살고지고'  (1) 2021.12.12
김민정 '짐승의 시간'  (1) 2021.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