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화와 전설을 모티브로 한 호접춘몽은 현실도피를 꿈꾸며 몽상에 빠져들던 한 소녀가 나비를 따라 알 수 없는 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어린 시절 발표대회에서의 실수로 자신감을 잃은 채 살아가는 주인공 '은진'이 꿈속의 여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는 이야기로 현대인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를 접목한다.
동양 미술사 조별 프리젠테이션 과제. 은진은 미술과 학생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된다. 난감하다, 현은 뭐든 잘하는 만능주자에 인기도 많은 학생. 은진과 짝이 돼서 미칠 것 같다. 은진과 현이 한 조이지만 모두 은진에게 미루는 것 같다. 그들에게 주어진 그림은 나비, 그리고 미스터리한 인물. 동양화다. 현이도 싫고 발표도 자신 없고 주위의 비난도 듣기 싫은 그녀는 잠깐 나비의 꿈을 꾸고 그 꿈속으로 현실도피해 들어간다. 그 꿈에서 3가지 수수께끼를 푸는데, 마지막 질문을 듣고 자신을 붙잡고 있었던 내면의 두려움을 깨닫는다. 마침내 두려움과 불안함도 자신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작가의 글
얼어붙은 은진에게 찾아온 나비는 결국 봄을 불러옵니다. 그 나비는 외부에서 온 것일 수도, 신선도라는 환상에서 온 것일 수도, 아니면 그저 은진의 꿈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쩌면 나비는 은진 안에 숨어 있던 봄을 바라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은진과 현처럼 크고 작은 강박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를 때, 강박에 시달릴 때 우리는 도망칠 수도 있고 뛰어 넘어보려 끙끙댈 수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당연히 정답도 오답도 없습니다. 다만 도망치고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든 넘어보려다 넘어진 자신이든, 다시 한번 앞으로 즐겁게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나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의 시선을 주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또 누구나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 작품이 크고 작은 일로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잠깐의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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