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팔로마 페드레로 '밤의 눈'

clint 2021. 8. 26. 08:21

 

 

밤의 눈, 1997년 작가가 처음 원고를 쓸 때 고민하던 제목은 어둠 속의 싸움욕망과 죽음의 밤이었다. 하지만 글을 다듬고 고치는 과정을 거쳐 2006년 완성된 작품의 제목은 밤의 눈이었다. 직업적 성취를 이웠지만 마음은 공허한 여성 루시아가 길에서 복권을 파는 눈먼 청년 앙헬22층 마천루에 있는 호화 호텔방에 데려오는 것으로 극은 시작된다. 루시아는 자신을 보지 못하는 앙헬에게 좀 더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볼 수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루시아는 앙헬에게 돈을 주고 하룻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앙헬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극이 진행될수록 루시아는 눈이 먼 앙헬이 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후각, 촉간, 청각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보는 앙헬을 통해 루시아는 자신이 보지 못했던 것들을 그날 밤 보게된다. 앙헬은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는 남편을 견디면서 하루하루 죽은 듯 살아가는 루시아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며 그녀의 잠든 욕망을 깨운다. 앙헬의 육체적 욕망과 루시아의 정신적 욕망의 대비그들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주도권 싸움이 극이 진행될수록 더 강렬하게 살아난다. 보는 자의 보지 못 하는 자중수가 더 많은 것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세상에는 눈이 보이지만 많은 것을 간과하고 지나치는 사람들과 눈을 잃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진실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의 글

밤의 눈은 예상치 못한 것이 드러나는 만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성숙한 여인이 한 실명한 젊은이와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계약합니다. 그녀가 원하는 게 뭘까요? 그는 그녀에게 뭘 줄까요? 장님이 보게 되고 여자가 어둠을 맞는 그 밤에 일어나는 일은 변모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어느 길모퉁이에서건 모르는 남자나 여자가 당신 삶의 여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그것을 찾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첫걸음을 내디댰기 때문이지요. 가장 깊고 어두운 고통으로부터 가장 불안한 희망을 향한 걸음이지요.

난 항상 낯선 사람의 친절을 믿었어요.’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블랑쉬 뒤부아가 한 말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게 제 작품에 있죠

밤의 눈은 실명에서 빛으로 가는 여행입니다. 두 눈보다 영혼으로 볼 수 있는 게 훨씬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