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의도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관람하고 난 뒤, 커튼콜에서 선뜻 박수가 나오지 않게 쓰고 싶었습니다. 주인공이 겪은 폭력의 상처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도 옮겨졌음 합니다. - 작가 신 비원

작품 줄거리
신작 소설을 발간한 기념으로 낭독 디너쇼에 참석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은경.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그녀 앞에 등장한 낯설지만 낯익기도 한 남자, 조준. 그는 은경이 자신의 이야기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은경은 그럴 리가 없다고 반박한다. 실랑이를 하고 있는 그들 앞에 나타난 청소부. 조준의 정체를 묻는 청소부의 질문에, 은경은 얼떨결에 옛 애인이라고 대답한다. 그때부터 은경과 조준 사이의 기묘한 상황 극이 펼쳐진다. 그들은 실제 애인관계였을까.
심란한 마음을 정리하려고 외진 마을의 숲 속 별장으로 향하는 은경. 다시 조준과 만나게 된다. 티격태격하는 둘. 그들 앞에 나타난 청소부에게 은경은, 조준은 자신의 캐릭터라고 한다. 또 다시 기묘한 상황 극이 펼쳐진다. 은경은 조준과의 상황 극 속에서 오래 전부터 자신 내면에 자리해 있던 원인 모를 불안함을 체감하게 된다.
캄캄한 별장 안. 어떠한 빛도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히스테리가 폭발하는 은경.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한없이 초라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던 실체와 마주하게 되는데.
2012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심사평
박근형 극작가 연출가, 김명화 극작가 연극평론가
세상이 어둡다. 올해 희곡분야 지원 작은 대부분 전망 없는 세상에 대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소시민적 일상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런 세상살이에 대한 알레고리나 탈현실의 판타지도 제법 많았다. 작품들의 전체 수준은 나쁘지 않았지만 120여 편의 후보작들이 비슷한 주제의식이나 패턴 화된 스타일을 공유해, 모범답안에서 벗어난 문제작을 찾기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당선작인 ‘자전소설’은 여타의 작품과 구별되는 반짝이는 감각과 신선함이 돋보였다. 작가의 창작행위를 극화한 이 작품은 현실과 허구의 삼투과정을 감각적으로 구축했고, 관념적인 내용임에도 계속해서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끔 만드는 밀도와 매력이 있었다. 작품이 가진 문학적 섬세함이 대중과 소통해야 하는 연극적 언어로 전환될 수 있을지 심사과정에서 다소의 논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조율 과정은 본질적 결함이라기보다는 희곡작가라면 누구나 배우고 치러야 할 통과의례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어, ‘자전소설’을 당선작으로 뽑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희곡작가로 등단한 뒤 문자와 무대의 간극을 좁히는 그 맵고 쓴 과정들을, 잘 견디고 또 훌쩍 뛰어넘기 바란다.
그 외 후보작으로 1990년대 운동권과 현재 취업난에 직면한 20대 청춘의 우울한 자화상을 재치 있는 일상 속에 표현한 ‘프로작, 언니’가 주목받았고, ‘아이돌’과 ‘열어주세요’도 아직은 거칠지만 눈여겨볼 연극성을 가진 작품으로 함께 거론됐다.
작가의 숙명인 창작 행위를 연극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다만 짧은 단막극에서 뭔가 느낄 새도 없이 아리송한 여러 장면들이 스쳐가면서, 희곡을 읽지 않고는 이해가 가히 쉽지는 않은 작품이었다. 연극보다는 희곡이 더 매력이었던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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