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지 않는 연극' 은 분단 후 지속되고 있는 연좌제를 다룬다. 극 주인공인 연조는 월북한 아버지와 형으로 인해 평생을 빨갱이 자식이라는 죄의식 속에 하루를 산다.
작가는 주인공 연조가 빨갱이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정부의 엄격한 감시 속에 악몽처럼 살아온 인생을 극중극 형식으로 푼다.

주인공 연조(아버지)는 환갑이 넘은 나이. 우리나라 나이와 비슷하다. 그는 이상한 악몽을 꾸는데, 그것도 여러 번 반복해서 꾸게 된다. 그는 자신의 꿈이 무엇을 끝나지 않는 연극 말하는 것인지 규명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현실 세계에 복원시켜 보기로 한다. 그 방법은 연극이다. 자신이 쓴 '꿈의 기록'이 희곡이고, 배우는 그 가족들이다. 그런데 이 연극은 연습만 할 뿐이지 5년이 넘도록 막을 올리지 못한다.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리허설일 뿐이다. 식구들은 꿈속에 리얼리티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논쟁하다가, 희곡이 엉성하다며 출현을 거부하는 사태에 이르는데...
첫 장면은 한풍이 몰아치는 것으로 설정을 하고, 아버지는 문 앞에 놓인 사다리를 지적하며, 망치로 문의 유리창을 깨려 다가간다. 어머니는 그러는 아버지를 말리며 벌써 수없이 창의 유리를 깨뜨렸으니, 이제는 깨어진 것으로 하고, 그만 깨뜨리라고 만류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막무가내다. 이런 가족들의 티격태격하는 모습과 함께 연극연습이 가족의 일상인 듯 시작되고, 의자에 놓은 대본을 수정 또는 집필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면서 아버지의 연출에 따라 가족이 일거수일투족 하는 모습이 가관이라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온다. 가끔 가족의 의견에 따라 내용이 수정되기도 하고, 아버지가 연기를 직접 시연해 갈채를 받기도 하면서 가족의 연극연습장면이 되풀이된다.
아들과 딸은 연극연습에 회의를 느끼고, 연습을 중단하거나, 아예 이러한 생활을 때려치우자고 어머니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버지의 뜻을 천명처럼 따르자고 자식들과 자부에게 권한다. 자식과 자부는 마지못해 순종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들 가족은 거짓말 않고 대답하는 진실놀이도 펼친다. 진실놀이는 음주와 함께 계속되고, 듣기 거북한 질문에 답변을 피하려는 듯 자부는 만취상태가 되어 대답을 못한 채 쓰러져 잠이 들기도 한다. 연극연습 중 가족사가 전개되면서 아버지의 이념적 갈등이 노출되고, 사상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과거사가 객석에 전해진다. 붉은 딱지는 공소시효가 없이 평생을 따라다닌다는 통한의 발언과 함께 아버지의 고뇌의 모습이 객석을 숙연케 한다. 유산을 바라고 연극연습에 참여한 듯싶은 아들과 딸의 모습과 가족 간의 갈등이 노정되고, 상속할 유산이라고는 연극밖에 없다는 아버지의 발언이 마치 연극인들의 자화상 같아 가슴에 잔잔한 슬픔이 스며들기도 한다.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박태용 '풍경소리' (1) | 2015.11.07 |
|---|---|
| 신봉승 '노망과 광기' (1) | 2015.11.07 |
| 이여진 '트라우마 수리공' (1) | 2015.11.06 |
| 위기훈 '인간대포 쇼' (1) | 2015.11.06 |
| 김태수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 (1) | 2015.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