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백하룡 '꽃피자 어데선가 바람불어와'

clint 2015. 11. 6. 11:26

 

 

 

 

 

 

춘향전을 약간 비틀어 우리가 알고 있던 고전적인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풀어낸다.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변학도가 타락할 수밖에 없었던, 권선징악이 아닌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비극으로 그려낸 이 연극은 "진정한 사랑이 있는가?", "진정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딱히 뭐라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되어 정확히 호불호를 말할 수 없다.

 

 

백하룡의 "꽃 피자 어데선가 바람 불어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의 스토리를 가져왔지만 줄거리만을 나열하는 식이 아닌 춘향전의 주요 등장인물인 변학도와 춘향의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쪽으로 춘향을 재해석했다.

당파싸움에 밀린 그러나 직급이 낮아 겨우 목숨을 건진 변학도는 좌절감 때문인지 본래의 색욕 때문인지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하고 이런 변학도와는 정치적 대척점에 서있는 가문의 자제로 훗날 과거에 급제하여 어사로 임명되는 몽룡... 비록 관기의 딸이기는 하나 양반의 자식이라 생각하는 당당함으로 일관하는 춘향... 이 셋의 갈등은 필연일 수밖에 없다. 계속되는 수청을 거부하는 춘향에게 변학도는 몽룡의 신분을 눈치 챈 춘향이 그를 유혹하여 신분상승의 도구로 이용하려 할 뿐 춘향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며 그저 그를 유혹한 것 뿐 이라고 말하며 둘 사이의 사랑을 부정하지만 춘향은 자신과 몽룡의 사랑은 순수한 사랑임을 역설한다. 이런 갈등은 지속되고 점차 확대되다가 결국 변학도는 춘향에게 마지막 제안하게 된다. 칠일의 말미를 주며 행여라도 춘향 스스로 마음이 바뀌었다면 북을 울리라... 는 것과 누군가(당연히 몽룡) 북을 울린다면 춘향을 살려주고 북을 울린 자는 죽일 것이다... 는 제안으로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시험한다. 이후 춘향은 초라한 몰골로 나타난 몽룡을 마주하게 되고 비록 행색은 남루하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북을 울려줄 것을 부탁하지만 이내 단념한다. 그리고 ...

 

 

다만 극은 앞서서도 말했듯 우리가 알고 있는 춘향의 이야기를 그대로 나열하는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다소 뜻밖의 결말을 마주하게 된다. 이 연극은 이몽룡과 변학도, 성춘향의 심리를 현대적으로 묘사해 재해석한 작품이다.연극은 변학도를 당파 싸움에서 밀려 권위도 잃고 사랑 또한 경쟁자(이몽룡)에게 밀리면서 모든 것을 잃기만 하는 패배자로 그린다. 또 이몽룡은 춘향에게 ‘정녕 너의 사랑이 진심이더냐’라고 되묻는 의심많은 인물로 그려지며, 성춘향은 진정한 사랑을 갈구하지만 이몽룡의 의심과 변학도의 이야기를 통해 괴로워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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