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공인 송 선생은 20년 전 고향을 지키기 위해 귀향한 인물로서,
차남인 달근과 함께 농사를 짓는 한편 야학을 운영해 농촌계몽에 힘을 쏟고 있다.
어느 날 서울에서 소학교 교원생활을 하던 장남 달훈이 그의 처를 데리고
고향을 찾아온다. 도회지 생활습관이 몸에 밴 장남 부부는 한낱 환상적이고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꿈꾸면서 고향을 찾아온 것이다.
그릇된 문명의식과 도회지 생활습관을 청산하지 못한 달훈 부부는
농촌의 실상에 접하면서 농민의 가난· 무지· 나태· 비위생 등을 비판한다.
이에 맞서 달근을 중심으로 한 농민들은 농촌현실과 동떨어진 달훈 부부의
문명의식과 도회지의식을 비웃고 백안시하게 된다.
달훈과 달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무렵, 송 선생이 달훈의 혼인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진흥농장에 진 빚 400원 때문에 입도압류를 당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 소식을 들은 달근은 “아버지와 동생의 등골을 빨아먹고
헌 신짝 버리듯 하는 도척이 같은 놈” 이라고 형 달훈을 격렬하게 비난한다.
아우의 폭언을 통해 비로소 집안형편을 알아차리게 된 달훈은 퇴직금 200원과
아내의 패물 따위를 처분해 빚을 갚고 새로운 각오로 살아가고자 계획한다.
그러나 달훈의 계획은 아내의 허영 때문에 모두 물거품이 되었고,
이를 눈치 챈 달근은 소를 팔아 대판(大阪)으로 돈벌이 갈 계획을 세운다.
그 경위를 지켜보던 송 선생은 달훈 부부의 허위의식을 준엄하게 꾸짖으면서
서울로 돌아가기를 종용한다. 아울러 달근에게는 제 고장에 남아
제 본분을 다하는 농사꾼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광래(李光來)의 장막 희곡작품. 전 3막.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으로 이광래의 대표작이다.
1936년 4월 극예술연구회의 제10회 공연작품으로,
부민관에서 공연된 이래 몇몇 극단에 의하여 공연되었다.
주인공 송 선생을 중심으로 한 장자(長子)와 차자(次子) 사이의 갈등을 그리면서
1930년대 농촌의 현실문제들을 폭넓게 제시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농촌의 문제는 농민 자신의 손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이광수의 <흙>에 나타난 시혜적(施惠的)인 의미의 농촌계몽에 비하여 성숙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농민의 손에 의한 농촌문제 해결이 도시와 농촌을 적대적인 의미로 이분화 시키는 것은 지나친 도식적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 작품의 주인공 송 선생이 도포를 입고 관을 쓴 구시대의 인물로 나타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다. 작품에 나타난 인물성격으로 보아 송 선생은 관·도포와는 무관한, 의식이 깨어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송 선생의 복식이 이처럼 설정된 것은 아마도 농촌을 민족의 거점으로 이해한 작가의 의식이 작용된 결과일 것으로 보인다. <촌 선생>은 촌 선생이라 불리는 아버지와 아들 형제의 갈등을 중심으로 당대 농촌문제를 다룬 사실주의 작품이다. 고리채로 인한 농촌의 황폐화와 이농 현상, 동양척식주식회사를 주축으로 하는 조직적인 수탈, 돈 문제로 빚어지는 형제 간, 이웃 간의 갈등, 가족들의 분열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광래는 호이고 본명은 이흥근(1908〜1968)이다.<촌 선생>은 1936년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그 해 4월 극연 제10회 작품으로 공연되었다. 그는 1933년 일본 와세다 대학 영문과를 중퇴하고 돌아와 신문기자를 하면서 창작, 연극 활동에 참여하였다. 그의 희곡은 희곡집 "촌 선생”(현대문학사, 1972)에 수록되었다. 1945년에는 극단 ‘민예’를 조직하였고, 1947년 한국무대예술원 예술국장, 한국연극학회 간사장, 신극협의회 간사장, 극단 신협 대표, 극단 극협 대표, 한국문학가협회 희곡분과위원회 위원장, 한국연극연구소 상무이사 등을 역임했다. 서라벌예대 연극영화학과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하였으며,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었다. 1963년 대한민국 문화포장, 1965년 5월 문예상, 1967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69년 삼일연극상 등을 수상하였다. 대표작으로는<대수양>(1959년)<고도있는 인간광장>(1962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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