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이동진 '누더기 예수'

clint 2015. 11. 5. 15:51

 

 

 

 

 

작품을 쓰고 나서
현재 한국가톨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 안에서 생생하게 신앙을 생활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이 어디 있는가를 반성하는 데조차 게으름을 보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그리스도의 참 모습을 추구하여 보았다.
어느 정도 그 생각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는지는 몰라도 하여간 가능한 한 진실하게 그것을 나타내려고 했음은 사실이다.
입으로만 주를 섬기는 사람이 사라지고, 정말로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하나의 장식품이 되지 말고 살아 있는 신앙의 기초가 되기를 기원한다. 행동이 없는 신앙은 죽은 신앙이라고 한 사도의 말을 명심하면서…
18년이 지난 오늘 이 희곡을 다시 정리하면서 나는 우리 사회가 또 한 국교회가 물질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기는 했으나, 아직 어두운 구석을 적지 않게 간직하고 있는 현실을 발견하면서 씁쓸한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다. 물질적 빈곤이나 육체적 억압보다도 정신적 빈곤과 영혼의 황폐가 더 참혹하다는 것을 지난 18년간의 세월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려 했는데도, 우리가 과거를 통해 얼마만큼 교훈을 받았는지는 미지수이다.
하여간 이 희곡의 공연이 환영을 받고, 또 관객에게 감동을 주면 줄수록 그 사회는 병이 깊이 든 사회라는 사실을 반추하면서, 작가로서 보람 과 아울러 비애를 느낀다. 나는 차라리 이 희곡이 무시되는 사회가 하루 빨리 우리 땅에 실현되기를 바란다.

 

 

 

 

작가 이동진은 1945년 황해도 신천에서 출생, 경기 중과 성신고를 거쳐 가톨릭대학을 다니다가 1966년 서울 법대 입학, 졸업. 1969년 대학 중 외무고시합격. 외무부입부. 1971년 극단 '상설무대'를 창립하여 작품및 제작활동을 함. 주일대사관 서기관 겸 영사. 외무부 법무담당관, 행정관리담당관. 이태리, 바레인, 화란주재 참사관. 미국 하버드대학 국제문제연구소 교환교수. 주 일본대사관 총영사. 주 벨기에 대사관 공사. 나이지리아 대사를 역임한 뒤 2000년 은퇴.
저서로는 희곡집 : 독신자아파트. 당신은 천사가 아냐 등 4권.
시집 : 마음은 강물 등 15권. 영역 2권.
단편집 : 로마에서 띄운 작은 풍선.
장편소설 : 우리가 사랑하는 죄인 등 3권.
기행문집 : 천사가 그대를 낙원으로. 번역서 : 장미의 이름으로. 교황님의 구두. 예수님의 광고술 등 1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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