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희곡

프란츠 그릴파르쪄 '거짓말하는 자, 벌 받을 지어다'

clint 2019. 2. 25. 15:06

 

 

 

거짓말하는 자, 벌 받을 지어다!는 작가 그릴파르쩌의 작품 활동 초기인 1822년부터 이미 구상하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극형식에 익숙한 작가의 희극 작품이 성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거짓말하는 자 벌 받을 지어다!는 관객으로부터 외면당한 직품이다. 이 작품은 그릴파르쩌의 다른 비극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역사적 사건, 전설에서 소재를 취한다. 기독교 화되고 문명화된 프랑스 지역과 아직 보탄 신을 섬기는 미개한 독일의 야만성이 대립 구도를 이루고, 인질 구출작전이 사건의 골격을 이룬다. 문명과 야만성, 기독교와 비기독교의 충돌은 이미 황금 모피에서 테마 화 되지만, 이 작품에서도 야만국의 백작 딸이 기독교와 문명의 세계로 교화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두 대립되는 세계를 연결하고 있는 것은 야만국의 백작 딸로 그녀는 문명의 세계로 교화되려는 의지를 갖고 있으며 밝고 순수한 사랑의 힘으로 구출작전에 도움을 주고 문명세계에 속하는 레온과 결합한다


 

 

 

꾀가 많고 위트가 있는 보조요리사 레온은 그가 존경하는 그레고르 주교가 먹는 걸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평화의 볼모로 비기독교적 야만국인 독일 땅에 인질로 잡혀있는 그의 조카를 석방시키기 위한 보석금을 모으기 위한 것임을 알고 나서, 기지를 발휘하여 조카 아탈루스를 구출해내겠다고 나선다. 그러나 주교는 구출과정에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전제한다. 다시 말해 이 희극은 아탈루스 구출작전 중에 벌어지는 희극적 상황들을 담고 있으며 중심 테마는 진실에 대한 요구이다아탈루스가 인질로 잡혀있는 카트발트 백작 저택에 이르러 레온은 카트발트와의 대화 속에서 그가 위트 있는 희극적인 인물임을 과시한다. 레온은 카트발트에게 자신이 도망칠 것에 대해 공언하나, 이미 희극적 익살의 주인공임을 알고 있는 카트바트는 레온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 레온은 진실을 말하면서 상대방을 속이고 있다. 그것은 조카를 구해 도망하겠다는 말을 카트발트가 믿지 않을 것을 이미 계산에 넣고 행동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가 말하는 진실은 형식적으로는 진실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키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기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레온은 주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조건을 형식적으로 충족시키나, 실제로 기만을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극이 진행됨에 따라 자기의 계획이 실패하고, 그 대신 백작의 딸 에드리타의 사랑과 도움을 받으며 그는 점차 침묵해간다. 레온과 아탈루스에게 도주할 수 있도록 열쇠를 마련해 주고 도주할 길을 상세히 알려준 에드리타는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또 그녀는 다음날 결혼해야 할 무지막지하고 우둔한 갈로미어를 피해 또 레온과 동행해 기독교도로 교화되려는 의도애서 도주에 동행할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나중에 밝혀지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레온을 향한 마음이 작용한 것이다.

 

 

 

구출작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레온은 기도할 줄 알게 되고 4막에 이르러 레온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자신에게 불리함을 알면서도 진실을 말하며 그 순간 진실의 힘이 그를 구원한다. 처음에는 언어로 표현된 진실을 말하며 표면적인 진실로 거짓을 포장하지만 후에 가서는 내면적 진실의 힘을 깨닫고 목표가 수단을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자기가 맡은 임무의 도덕적 내용을 받아들인다. 아탈루스도 도주하는 과정에서 교화되어 처음에는 어리석고 게으르며 이기적인 고집을 부리지만 에드리타와 도주과정에 발전한다. 마지막의 구출작전에 성공하여 주교와 만나는 장면에서는 주교 자신도 자기가 내건 조건, 절대적으로 거짓을 말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님을 인정한다.

그릴파르쩌는 보조 요리사 레온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백작의 딸인 에드리타와 결혼하게 함으로써 태생이 귀족이 아니더라도 용감하고 고귀한 심성의 인간성이 신분의 격차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해피엔딩을 설정한다. 그에 비해 에드리타와 결혼하게 될 게르만의 귀족인 갈로미어는 힘이 장사지만 우둔하고 언어구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레온의 위트 있고 임기 응변능력이 뛰어난 언어와 대조되는, 그래서 바보스럽게 보이는 인물로 그려진다.

 

 

 

거짓말하는 자 벌 받을 지어다!가 관객의 외면을 당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비극적 주인공이나 영웅적 고귀한 인물에 익숙해있는 관객들, 그래서 그런 인물로의 감정이입을 즐기며 대리만족에 익숙해 있던 부르크 테아터의 관객으로서는 영웅적이지 않은 주인공이 한낮 보조 요리사에 지나지 않고, 그것도 프랑스의 요리사로서 게르만의 야만성과 폭력을 멸시하는 주인공에의 감정이입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레고르 주교의 조카인 귀족 출신의 아탈루스도 쓸데없이 거만할 뿐 아니라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도주 중에도 다리가 아프다고 쉬려하며 자기는 삼촌이 돈으로 구출해줄 것이라는 게으르고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에드리타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녀가 비록 야만국이긴 하지만 백작의 딸이기 때문에 청혼한다고 하는 등 통찰력 이 없으며 감사할 줄 모르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인물들은 그릴파르쩌가 주위에서 많이 목격한 동료들의 모습이다. 무능력하고 일하기 싫어하며 태만하지만 삼촌이 있어서 승진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비단 오스트리아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시민 계층의 작가가 희극에서 공개적으로 희화시키는데 대해 좋게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프랑스는 문명국, 독일은 야만국으로 그려지며 멸시되고 그것이 인물들의 언어구사 능력에서도 나타나는 등 독일의 문화와 독일인들이 희화되는 것도 즐거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작품이 당시 실패한 또 하나의 이유는 일반적으로 희극을 경시하고 희극을 시도한 작가들의 작품도 대개 외면하고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외에는 저급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부르크 테아터의 관객들에게 그릴파르쩌는 비극 작가로 알려져 있고 그의 비극작품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이다. 비극의 관객은 작품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지루해 하지만 희극의 관객은 웃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할 경우 실망할 뿐 아니라 야유와 질타를 보낸다.

그 외에 연극 공연하는 과정의 문제들이 지적된다. 젊고 발랄하며 밝고 활기찬 레온과 에드리타의 역을 정년퇴직이 가까운 배우가 맡았었다는 점, 또 공연 날자가 시즌이 끝나가는 시기에 초연날짜를 잡았다는 점 등이 공연 실패의 원인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