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釜日 신춘문예 희곡 가작

심사평 극적구성. 배역변화 재치 뛰어나
최종심에 오른 두 편의 작품 <목소리를 죽이라니깐!><세기말 비너스>를 놓고 상당한 망설임이 있었다. <목소리를 죽이라니깐!>은 도시 속의 원초적 생명력을 모티브로 하여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한 깔끔한 작품이다. 시적이고 현학적인 문학성이 돋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무대에 올렸을 때 공연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세기말 비너스>는 극적 구성이 재미있고 배역의 변화 또한 재치 있다. 그러나 희곡이 말의 문학인 점을 감안할 때 사용된 화법 자체가 평범하고 독자성이 결여되어 있다. 결국 한 사람의 희곡작가가 탄생한다는 것은 새로운 문학가의 등장인 동시에 연극인으로 등록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 문학과 연극의 균형감각을 획득하지 못하는 희곡은 살아남지 못한다. 두 편 다 전문적인 희곡작가로 내세우기에는 때가 이르다고 판단했다.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세기말 비너스>와 <목소리를 죽이라니깐!>을 함께 가작으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선소감 '아름다운 글 쓰려면 삶도 강해야'
희곡이란 참으로 어려운 장르이다. 문학과 공연이라는 힘겨운 줄타기를 끊임없이 강요받는다. 불행히도 난 아직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 지금 기쁜 것은 나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사실보다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우선 글을 쓴다는 명목 하에 자행된 끝없는 불효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게 된 것이 기쁘며, 끊임없이 나의 엉터리 글쓰기를 지켜보아준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게 돼서 좋다. 같이 희곡 공부를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그만 자극이 되어서 기쁘고, 요정처럼 귀여운 어린 애인이 좋아해서 행복하다. 문학 역시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연극은 삶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란 해변 가의 아름다운 말들을 위해서 힘겹게 유리조각을 주워내는 그 투박한 손이 되어서 주위사람들을 감동시킬 때 비로소 모든 관객과 독자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는 믿음 역시 변함이 없다. 결국 삶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모자란 작품에 젊음이란 가능성 하나만을 믿고 영광을 안겨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끝없이 모자란 내게 언제나 희망을 주려 하신 김문홍 선생님, 정봉식 선배님, 정경원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극문학연구회의 여러 선후배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약력>
72년 부산 출생 동아대 국문과 졸
'한국희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임혜은 '새벽은 슬프게 온다' (1) | 2018.08.23 |
|---|---|
| 안희철 '회장님, 씻으셨습니까' (1) | 2018.08.21 |
| 조인란 '잃어버린 사람들' (1) | 2018.08.20 |
| 이현화 '넋씨' (1) | 2018.08.20 |
| 김태웅 'Over the rainbow' (1) | 2018.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