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태수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clint 2018. 3. 26. 14:02

 

 

 

 

한국 연극에 서민극 열풍을 몰고 온 바로 그 작품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연극으로 작품 선호도 넘버 원 작품 중 하나이다. 도박의 황제로 불리다 지금은 옥수동 꼭대기에서 열쇠를 만들며 살고 있는 열쇠쟁이 만수와 그 집에 세 들어 사는 건달 청년 문호, 그리고 건넌방에 사는 밤무대 가수 미령이 벌이는 욕망과 고통과 치유에 관한 3인극이다.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동네 압구정동과 재개발 전의 꼬방동네인 옥수동이 한강을 사이로 마주 보고 있는 절묘한 상황을 두고 욕망과 실존의 문제를 대단히 유머러스하고도 절절이 표현하고 있다. 비극적이지 않은 코메디가 없으며 코믹하지 않은 비극이 없다 라는 말을 절감케 해주는 극으로 웃다가 지쳐 가는 사이 어느 새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한 움큼 배어 나오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작품으로 아주 유명하다....

 

 

 

 

줄거리
일명 번개손이라 불리우며 화투판에서 입신의 경지라 불리우는 독심 화투술의 대가인 김만수는 상대 조직들이 꾸민 덫에 걸려 교도소에 가게되자 마누라는 친정 어머니에게 세살박이 아들을 맡긴 채 가출하고 아들은 폐렴으로 죽게된다. 그는 출소 후 살아온 인생에 허무를 느껴 조직에서의 탈퇴를 결심하고 옥수동 꼭대기에 있는 허름한 판자집에서 살며 열쇠 장사로 생활해 가고 있다. 한편 이집에 세들어 사는 건달 박문호는 홀어머니를 여의고 여동생과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오토바이 가게에 취직하고 여동생은 낮엔 공장에 밤엔 야간학교에 다니며 살고 있는데, 어느날 문호가 집을 비운 사이 떼강도가 들어 여동생은 윤간을 당하게 되고 결국 정신요양원에 입원하게 된다 또 다른 방에 세들어 사는 조미령이라는 여자는 술집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가수에 대한 꿈을 키우며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어머니의 재혼, 의붓 아버지의 성폭력에 견디다 못해 가출하지만 결국 고달픈 밤무대 가수가 되고 만다.
이 세사람은 한지붕 밑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서로의 아픈 과거를 모른다. 그러나 문호는 동생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화투판에 뛰어들게 되고, 이를 알게된 만수는 과거를 회상하며 그 세계의 비정함과 허무함을 얘기하며 설득한다. 그렇지만 문호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뛰어들게 되고 과거 문호의 덫에 빠뜨린 '가위손'에게 잡히게 되는데......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따뜻한 가슴과 꿈을 키워가는 때론 세 사람이 부대끼며 때론 보듬어주며 엮어가는 인생 삼중주는 삭막한 세상에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을 전해준다

 

 

 

 

김태수 작가가 쓴 이 작품은, 삶의 목표가 돈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자신이 떳떳하게 일하는 곳이 행복의 자리라고 나지막이 말한다. 나아가 관객들 저마다는 어떤 행복의 열쇠를 지니고 있는지 묻고 있는 작품이다. 압구정이라는 부촌이 내려다보이는 옥수동 산동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따뜻한 인간애가 물씬 느껴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