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김지용 '공무도하가'

clint 2015. 10. 30. 09:14

 

 

'공무도하가'는 사랑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공무도하가」는 두 가지 사랑의 방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근원적인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진정성 있는 사랑만이 현실의 중압감을 버티는 무게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내인 임성미가 자신의 남편 김철진의 자신에 대한 무관심으로서의 사랑의 냉혹한 현실을,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있음직한 이상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랑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김철진의 친구인 정훈과 소진의 사랑은 바로 서로에 대한 희생으로서 진정성 있는 사랑을 하고 있다. 김소진은 아무런 직업도 없이 게임에만 탐닉해 있는 김정훈을 참고 기다리고 있으며. 김정훈은 술집에 빚을 진 채 사랑을 팔아야 하는 소진을 끌어안고 위무해준다. 결국 김정훈은 친구인 철진에게 돈을 빌려 김소진의 빚을 갚아주지만 그녀에게 자유를 주고 먼발치에서 사랑을 빌어 주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나 김철진과 임성미의 사랑은 그녀의 역설적인 표현처럼 '상처 입히고 또 입고 그리고 분노하는' 사랑을 하고 있다. 상대방의 목에 빨대를 꽂고 서로 피를 들이마시며 서로를 희생시키는 사랑을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두 부류의 사랑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성미와 같은 화실을 쓰고 있는 후배 화가 재림의 에피소드를 통해 사랑의 진정성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재림은 연극하는 남자는 가난해서 싫다는 종래의 생각을 바꾸고, 모든 현실적 어려움은 사랑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다며 결국 연극하는 남자를 택한다. 김소진은 사랑하는 남자가 좋아했던 비빔밥 장사를 하며 그가 찾아올지 몰라 이사를 가지 않고 있다. 또한 성미는 중단했던 그림인 공무도하가를 완성하면서 막이 내린다.

 


'공무도하가'는 머리를 풀고 강을 건너다 죽은 백수광부를 노래한 고대 가요의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다양한 사랑의 관념을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성미 : 사랑이 표방하고 있는 관념이 뭐지? 나에게 있어 나보다 네가 더 소중하다는 거잖아. 그런데 정말 그런 걸까? 그럴 수 있을까?
재림 : 그럴 수도 있죠.
성미 :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재림 : 네.
성미 : 그런 건 마취제야. 있을 수 없는 일들을 그럴 듯하게 포장해놓은 거지. 현실에서는 불가능해. 현실에서는 누군가의 희생일 뿐이야. 그러니까 흔히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희생이 아름답다고 최면을 거는 행위일 뿐이라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끝까지 희생의 길을 가는가 하면, 누군가는 예속된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예술로 승화시키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현실적 조건이 아닌 진정한 사랑을 선택하기도 한다. 김지용은 지금 여기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들을 극적으로 조명함으로써 유물론적 사회 환경이 지배하는 인간의 조건 속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모색하고 있다.

 

 

 

 

작가 김지용
1977년 부산 출생
동아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극작과 졸업(M.F.A)
현 프로젝트팀 이를 대표 (사)한국연극협회 부산광역시 지희 이사 부산희곡작가협회 부회장
2002년 제1회 부산대학연극제 대상/연출상 (「페스트j)
2005년 제23회 부산연극제 희곡상 (「PLAY」)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가출소녀 우주여행기 2006년 제24회 부산연극제 최우수작품상/희곡상/연출상 (「PLAY5 - Mankind history」)
2006년 제24회 전국연극제 금상 (「PLAY5 - Mankind history」)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 (「그 섬에서의 생존방식」)
2009년 제2회 부신" 젊은 예술가상
2010년 제28회 부산연극제 연출상 (「The solar system」)
2011년 제29회 부산연극제 연출상 (연애의 시대)
2011년 제9회 봉생 청년문화상공연부문
2012년 제7회 올해의 연극인상
2013년 제7회 부산사랑 우수인재 상 문화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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