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박광춘 '나 쫄병 맞아?'

clint 2016. 6. 22. 15:16

 

 

 

조폭 신병이 내무반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코믹극으로 약삭빠른 처세술의 대가 병장, 무식하지만 의리 하나는 끝내주는 상병, 성정체성이 의심스러운 일병, 새로 부임한 여자 소대장 등이 얽히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풀어나가는 연극이다 관객이 ‘나 쫄병 맞아?!’ 속 인물들의 특징과 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했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반전의 관계가 등장한다. 관객들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웃음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관계에 대한 반전 뿐만 아니라 극의 흐름에 대한 반전 또한 존재한다. 극의 전개 흐름상 ‘다음엔 이런 장면이 나오겠지’라는 예측과는 정반대로 진행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의외의 웃음을 선사한다. ‘나 쫄병 맞아?!’ 또한 관객들의 의식의 흐름에 부합하는 듯 진행 되다가도 갑작스런 전개의 반전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남성들에게 ‘군대 이야기’는 처음 보는 사람도 친근하게 만들어버리는 가장 큰 공감대 중 하나이다. ‘나 쫄병 맞아?!’는 그들에게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게 하며 ‘소재’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웃음을 유발한다. 반면 여성들에게는 ‘흐름’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고려대 언론학부 마동훈 교수는 “남성이 순간적으로 주고받는 농담이나 행동이 웃기는 데서 유머를 찾는 반면 여성은 함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과정 자체를 즐기거나 공감대가 형성되면 웃는다.”고 말했다. 여성들에게 다소 낯설지만 궁금증의 공간인 군대는 사회 속의 또 다른 사회이며 일상생활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없다. ‘나 쫄병 맞아?!’는 군대 또한 사람 냄새 사는 공간이라는 것을 여성들로 하여금 간접체험 하도록 하여 웃음을 자아낸다.

 

 

 

 

 

나 쫄병 맞아?!’는 ‘B급‘이다. 거창한 주제나 문제의식을 담지 않고 그저 관객들을 웃기는데 집중한다. 공연제작사 극단 관계자의 말처럼, 세상살이가 힘들어 질 때 사람들은 코미디를 찾는다. 먹고 사는 것도 힘이 드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하자고 보는 공연마저 무겁게 느껴지면 관객들로부터 외면 받을수 있다. ’나쫄병‘은 그저 마음 편히 웃고 즐길 수 있는 연극이다. 베테랑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화려한 애드립을 바탕으로 90분 내내 마음 놓고 웃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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