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서울은 도시 계획권 하에 있었다. 그 때 파고다 공원 뒤 인사동 골목에 아름드리 고목이 인상적인 나즈막한 기와집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주인인 태공은 현대화 되어 가는 주변엔 아랑곳없이 집 마당에 있는 고목을 지기자신 같이 아끼고 숭상하며 그 나무가 서울천도와 같은 세월인 육백년을 살아 왔으리라 생각하며 문화재 관리국에 감정을 의뢰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이 연극은 실향민인 태공의 고향에서 행애졌던 북청 사자놀이의 계승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의 애환,, 아들 영웅과의 대립, 갈등, 애증의 가족사이며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의 분단 50년 사이기도 하다.
줄거리
이야기는 인쇄중개업자 태공의 가족적 인생 애환과 그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철새 같이 바람 따라, 물결 따라 무위도식하며 만담인지 약장사인지를 하는 실향민 양념의 마이동풍적 삶. 지금은 생사조차 모르는 첫사랑 순임과의 약속을 져버릴 수 없어 대서소를 하면서도 고등고시에 번번이 도전하는 낙망거사 실향민 공염불의 염불기. 그리고 기성세대의 덧없어 보이는 삶을 바라보며 문학을 하는 영웅. 영웅인 아버지의 거목을 거목이 아닌 고목으로 매김 하는 현현실적 이기주의의 가치관을 연기한다. 무식하지만 정에 약한 한국적 어머니 박씨의 토종적 삶. 언제나 아버지를 동정하는 순진한 처녀 영숙. 그는 착한 마음 탓에 공장감독의 꾀임에 빠져 상처를 받는 순애보이다. 어느 날 기타를 사주었더니 가출하여 전국을 누비며 아르바이트 떠돌이 가수가 된 막내 영남. 선머슴아 같은 쳔애고아 옥경이. 영숙이를 멀리서 짝사랑 하는 공선생의 제자 박군. 여기에 고향의 향수를 달래는 돈돌나리와 사자춤이 어우러지는 세태풍자를 70년대대초 서울이라는 속에 용해시켜본 서울 소시민사이다.
연극 '툇자 아저씨와 거목'은 변하는 세상에서 변치않고 지켜야할 어떤 것을 이야기하려는 듯하다. 70년대 서울 인사동. 무대 한 구석엔 다 찌그러져 가는 기와집 한 채가 엉거주춤 서 있고, 안마당엔 몇백 년은 족히 됐음직한 늙은 나무가 떡 버티고 있다. 세태를 거스르며 낡은 나무를 정신적 지주로 부둥켜안고 사는 인물은 인쇄중개업자 태공이다. 제작한 인쇄물이 늘 퇴짜를 맞아 '툇자아저씨'(맞춤법에 따르면 '퇴짜'가 맞을듯)다. 이북 출신인 태공과 어울리는 실향민 노인이 둘 있다. 무위도식하며 사는 만담가 양념과, 머리가 백발이 됐어도 첫사랑을 못잊어 하는 공염불이다.
이 연극은 세상에 발빠르게 적응하지 못한 실향민 노인들의 50년 인생을 펼치며 진지한 주제를 담아내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의 울림은 크지 않다. 관객의 가슴과 머리를 움직이는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나무를 '거목'이라 받드는 노인과 이 나무를 '고목'이라며 버리자고 주장하는 아들과의 갈등을 통해 세대간 대립을 드러내려 하지만, 그것은 너무 진부하고 상투적이다. 갈등의 해소도 인물들끼리의 치열한 부딪침 끝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외적상황 변화로 해결된다.
<작가의 글 – 전세권>
70년대 초, 서울은 도시 계획권 하에 있었다. 당시 파고다공원 뒤 인사동 골목에 보기 드문 아름드리 고목과 나지막한 기와집 한 채가 있었다. 그 집주인인 태공은 현대화되어 가는 주변에는 아랑곳없이 집마당에 있는 고목을 자기 자신 같이 아끼고 숭상하며 그 나무가 서울 천도와 같은 세월인 육백 년을 살아왔으리라 생각하며 문화재관리국에 감정을 의뢰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이 연극은 실향민인 태공의 고향에서 행해졌던 북청사자놀이의 계승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의 애환, 아들 영웅과의 대립, 갈등, 애증의 가족사이며 고향을 그리는 실향민의 분단 50년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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