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구대왕은 아들을 간절히 원했으나 일곱 명의 딸만 낳았다.
일곱째 딸마저 딸이자 ‘버린 자식’이라는 뜻의 ‘바리데기’라 이름 짓고 상자에 담아
강에 버린다. 버려진 바리데기는 신들의 도움으로 구출되어 자라난다.
어느 날 부모가 큰 병에 걸려 죽게 되자, 나머지 언니들은 약수 구하기를 거절한다.
이에 바리데기가 부모를 살리기 위해 남장을 하고 저승으로 향한다.
이상의 바리데기 설화를 현대판으로 접목시킨 작품이 '숨길 수 없는 노래'이다.
오구대왕이 임종이 가까워 오자 길대부인과 6공주, 마별사와 현무를 불러
문복쟁이를 찾아오라고 한다. 6명의 공주는 이런저런 핑계로 모두 못 간다고 하자
마별사와 현무가 명을 받아 지상으로 내려가는데...
현대, 서울이다. 수소문하여 문복쟁이를 찾는데... 서울역 자허철 노숙자들 중에
걸인으로 있다. 오랫동안 이 생활을 했는지 경험도 요령도 많고 인맥도 있다.
문복쟁이를 만난 마별사와 현무는 상황파악을 하고 이건 내가 풀 문제가 아니라
빨리 바리공주를 찾아 모시고 천상으로 가야 오구대왕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군산의 주소를 주는데... 바로 매춘업소였다.
무대가 군산으로 바뀐다. 한 핑크빛 형광등이 켜진 매춘업소.
이곳에 매춘부들이 있다, 옥남, 수린, 명희, 소영, 마리...
마별사와 현무는 길대부인의 목걸이를 가진 바리를 찾는데...
그나마 걸인이 넉넉히 준 돈으로 잘 찾아온 듯 하다.
일일이 여자를 보고 바리공주를 찾아야하는데...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오구대왕을 살릴 수 있을까?

2002년 극단 명태와 제18회 전북연극제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특별상(희곡 부문)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최정 창작극이자 첫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리데기 설화와 실화가 결합된 내용으로 성매매촌의 실상과 화재사건이
나온다. 천상과 지상의 모습도 보이고 핸드폰으로 통화도 한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희극과 비극도 공존한다.

작가의 말 - 최정
<숨길 수 없는 노래>는 대학 4학년 때 바로 옆 도시인 군산에서 연달아 일어났던 대명동(2000년), 개복동(2002년) 성매매 집결지 화재사건을 접하고 쓴 대본이다. 당시 이 지역의 큰 이슈로 보도되었으나 '윤락녀'라는 낙인과 편견어린 시선 속에 사람들의 관심에 서 빠르게 잊혀졌다. 큰 충격과 분노, 무지와 무감에 대한 통중과 부끄러움을 안겨주었던 당시의 참사와 바리데기 설화의 '버려진 아이'라는 모티브를 접목시켜 구상하였고, 딸이었기에 버려졌던 바리의 명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처참한 현실에 떠밀려 소외된 이 시대 여성들 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여 대본을 집필했다.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희곡 작법도 모르고, 습작기도 없이 쓴 첫 대본이기에 인물, 사건, 이야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채로 공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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