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희곡

뮤지컬 '푸른 눈 박연'

clint 2026. 2. 7. 21:39

 

 

1668년 일본, 나가사키 동인도 회사.
조선에 13년간 살다 탈출을 한 하멜이 나가사키 총독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곳에서 다른 외국인을 본 적이 있느냐? 대답을 망설이는 하멜.
계속되는 총독의 재촉에 입을 여는데...
얀 얀스 벨테브레, 조선인 '박연' 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1627년, 벨테브레와 그 일행은 나가사키로 가던 중 태풍으로 인해 배가 난파해 
조선에 표착한다. 이후 세 사람은 조정에 보고가 되고 한번 들어온 외국인은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조선의 법도에 따라 객주에 머물게 되는데...
한편, 청은 조선이 포를 만든다는 사실에, 인조에게 포 제작을 중단할 것을 명하고, 
포 제작은 중단된다. 인조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박연에게 조선을 떠나도 좋다고 
허락한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이미 사랑하는 연리와 덕구, 가난하지만 정 많은 
조선 사람들로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과연 박연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조는 벨테브레에게 박연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고 훈련에서 대포 제작을 명한다. 

포를 완성하면 나가사키로 보내준다는 인조의 말을 믿고 열심히 대포를 만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조선말도 배우고, 객주의 주모, 동네바보 덕구와 정을 쌓으며 
조선 여자 연리와 사랑에 빠지면서 혼례를 올리게 된다.
한편, 청은 조선이 포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인조에게 포 만드는 걸 그만 둘 것을 
명한다. 인조, 결국 박연 일행에게 포 만드는 걸 중단하라고 명한다.
그리고 그동안 고생을 했으니 조선을 떠나도 좋다고 명하는데...
이미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아내 연리와 친구 덕구 그리고 가난하지만 정 많은 
조선 사람들이 있다. 고민에 빠지는 박연.
과연, 박연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이 작품은 <하멜 표류기>의 짧은 한줄 기록을 바탕으로 
‘박연(얀 얀스 벨테브레)’의 삶을 상상해 재구성한 데서 출발한다. 
실제 역사 기록 속 15일간의 공백에서 모티프를 얻어  창작의 여지가 숨어있던 
역사인 셈이다. 조선을 탈출한 하멜과 나가사키 총독과의 대화에서 시작되는 
<푸른 눈 박연>은 하멜보다 20여 년 먼저 조선에 도착한 벨테브레가 그곳을 
떠나지 않고 ‘조선인 박연’으로 남은 사연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네덜란드인 ‘벨테브레’가 조선인 ‘박연’으로 변모하는 과정에는 해프닝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다문화주의와 맞닿은 고민마저 담겨 있다.

 

 


<푸른 눈 박연>은 ‘이방인의 눈에 비친 우리 역사’에 무게를 둔다. 
드라마의 전개는 소박한 편이다. 박연을 중심으로 순박한 두 남녀가 등장해 
그를 보좌하는데 이로부터 극의 화학 작용이 발생한다.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는 
우정과 사랑이라는 보편의 정서가 이 두 인물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훗날 박연과 하멜의 운명이 엇갈리는 것에 대한 관객의 의문을 해소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칼의 시대’에서 ‘총의 시대’로 전환되던 격변기의 조선에 출현한 
서양인과 조선인의 만남은, 곧 전 지구적 인간애와 인류애를 요구하는 
현재 다문화 사회의 목소리와 연결된다.

 


금발 머리에 흰 피부, 푸른 눈의 외국인을 보면 뒷걸음질하는 모습은 지금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물며 서양 문물과의 교류가 드물었던 조선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푸른 눈 박연>은 이런 호기심을 구체화시켜 조선 땅에 출현한 
낯선 존재의 우리 문화 체험기를 가무극으로 그려냈다.
스태프의 면면을 보면 작품의 정서를 미리 엿볼 수 있다. 안무가로 더 잘 알려진 
이란영이 연출을 맡은 이번 작품에선 <막돼먹은 영애씨>의 김효진 작가가 
가세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김경육 작곡가는 서양 음악과 전통 음악을 아울러 
웅장한 선율과 함께 이방인과 조선인의 운명적 만남을 표현한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극 못지않게 무대 미술과 영상 디자인이 돋보인다. 
서양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모습은 원근법을 활용한 상징적인 무대로 그려지며, 
판화 기법인 에칭이 활용한 영상으로 초현실적인 느낌을 부각시켰다. 
에칭은 박연과 동시대이자 동향(同鄕)의 화가였던 렘브란트가 주로 썼던 
기법이기도 하다. 

 

 

박연(조선귀화인: 1595-1656)
본명은 얀 얀스 벨테브레(Jan. Janse. Weltevree)이다. 홀란디아호 선원으로 아시아에 왔다가 1627년(인조5년) 우베르케르크호(Ouwerkerck)로 바꿔 타고 일본 나가사키를 향하여 항해하던 중 태풍에 밀려 제주도에 해안에 표착되었다. 동료 D.히아베르츠, J.피에테르츠와 함께 식수를 구하려고 해안에 상륙하였다가 관헌에게 붙잡혀 서울로 호송되었다. 이들 3명은 조선에 귀화하여 훈련도감에 배속되어 무기를 제조하는 일을 담당하였다. 조선에 병자호란이 발발하자 출전하였고 박연을 제외한 두 사람은 전사하고 말았다. 이후 박연은 포로가 된 왜인들을 감시·통솔하는 한편 명나라에서 들여온 홍이포(紅夷砲)의 제조법·조작법을 조선군에게 지도하였다. 1653년 H.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착하였을 때 제주도로 내려가 통역을 맡았고 그들을 서울로 호송하는 임무를 담당했다. 하멜이 도감군오(都監軍伍)에 소속되자 그를 감독하는 한편 조선의 풍속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박연은 조선여자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조선에서 여생을 마쳤다. 박연의 고향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북쪽 De Rijp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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