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여행을 떠나본 적 있나요?
매일 비행기를 타지만 한 번도 진짜 여행을 한 적 없는 승무원 ‘인아’
매일 공항으로 출근하지만 한 번도 비행기에 타본 적 없는 특수경비 ‘광일’
어느 날, ‘인아’는 공항에서 브로치를 도둑맞고, 현장에 있던 ‘광일’은 그 뒤를 쫓는다.
한바탕 소동 끝에 드디어 붙잡은 범인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묘령의 할머니!
자신의 집도, 이름도, 사라진 브로치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할머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인아’와 ‘광일’은 우연찮은 동행을 시작하는데…
과연, 두 사람은 범인의 정체를 밝히고
도둑맞은 브로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모든 소동을 끝내고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두 사람 앞에 펼쳐진 미래는?

인천왈츠는 인천문화재단이 2010년 시민의 문화예술 참여기회 확대를 목적으로
만든 단체다. 2년간 전문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꾸미는 콘서트를 기획해온
인천왈츠는 2012년부터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창작 뮤지컬을 기획한다.
참가 신청을 통해 70명의 시민이 선발된다. 아마추어들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창작 뮤지컬 <빨래>의 추민주 연출가를 비롯한 전문 공연인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극작 과정에도 참여해 자신이 만들어보고 싶은 이야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이것은 연애, 꿈, 여행 등 몇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 뒤
곧 <어떤 여행>이라는 제목의 창작 뮤지컬로 탄생했다.

2012년 12월 초연된 <어떤 여행>으로 류미현 극본이다.
항공사 승무원 인아와 공항 특수경비대원 광일의 이야기다.
공항에 나타난 정체 모를 할머니가 여 승무원의 소지품을 훔쳐,
특수경비대원이 할머니를 붙잡는데, 할머니는 치매에 걸린 분이다.
두 사람은 할머니의 기억을 찾는 여정에 예기치 않게 동행하게 된다.
뜻하지 않은 우연한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것들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가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뮤지컬이다. 작곡은 김예림.

2012년 무대에서 초연된 것에 이어 2015년 <어떤 여행: 시민창작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감독 김정욱이 영상으로 제작해 개봉하여 스크린에서 되살아난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뮤지컬 <어떤 여행>의 공연 실황과 참여자들의 인터뷰,
연습 장면을 교차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뮤지컬 속 여행과 뮤지컬을 통한
공연 참가자들의 또 다른 여행을 잇는다. 공연 참여자들은 연령대는 물론
사연도 제각각이다. 연인과 헤어지고 실의에 빠졌다가 자신과 똑 닮은
캐릭터를 통해 자기치유를 경험했다는 인아 역의 배우 홍성희의 사연이
흥미롭다. 개별적인 인물들이 인천이라는 지역성을 기반으로 일시적으로
뭉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한 가능성 내지는 현주소를 보여준다.
김정욱 감독은 "뮤지컬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니 뮤지컬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또한, 뮤지컬을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불필요한 설명이나 억지 감동을 유발할 수 있는
별도의 내레이션을 쓰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작가의 글 - 류미현
<어떤 여행>은 작가를 꿈꾸던 내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인천시민과 함께 했던 몇 달의 시간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인천 시민을 만났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창작 뮤지컬이라는 소리를 듣고,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글을 써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하는 창작이 아니라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구성해야 하니 어느 정도는 용기가 나기도 했다. 그래서 시민들을 처음 만났을 때도 나는 스스로를 작가가 아닌 바느질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여러 사람들의 사연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직접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 만났던 날, 인천에서 서울에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어떤 여행>의 많은 부분이 탄생했다. 적극적인 할머니들에서부터 엄마 손에 이끌려 억지로 와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여중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 다양한 성격들의 사람들을 마주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천에 대해 조사를 하며 소래포구, 인천공항 등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는 곳을 배경으로 선정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인천공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었다. 그래서 탄생한 인물이 스튜어디스 '인아'와 인천공항 특수경비대원 '광일'이였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성격이 만들어진 것은 인천시민들이 만든 스토리텔링이었다. (...) 함께 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고, 즐거웠던 작업이었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여행'을 꿈꾸고 살아간다. 그 여행은 '꿈'이기도 하고, '희망'이기도 하고, ‘사랑'이기도 하다. 그 모든 감정을 이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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